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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가 꽃길이라 내가 꽃인 거예요
김서희 지음 / 포레스트 웨일 / 2022년 4월
평점 :
종종 시집이 읽고 싶을 때가 있다. 시집을 읽으면 사회생활을 하면서 고갈된 감정을 다시 순두부처럼 채워 넣는 것 같은 기분이 들곤 한다. 시집 중에서도 좋아하는 장르가 있는데 바로 달달한 사랑을 주제로 한 로맨스 시집이다. 다소 낯선 장르(?)는 이전에 읽었던 이원하시인의 '내가 아니라 그가 나의 꽃'을 처음 읽으면서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다. 이번에 읽은 시집도 분홍색 표지에 간질거리는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읽었다.
SNS에서 공감을 일으키는 글을 많이 쓰는 것으로 유명한 작가가 쓴 이 시집은 작은 책에 백여 개가 넘는 짧은 시들이 담겨있다. '너와 나'에 대한 추억이 가득한 시집에는 시인의 감정이 담겨있지만 곧 나의 감정이 담겨있듯 빠져든다. 누군가와 사랑을 할 때 주변에 있는 모든 것이 특별해지는 순간이 있다. 이름 없는 파일, 사계절이나 날씨, 물웅덩이만 봐도 상대방이 생각나는데 저자는 이런 일상 속에 묻어있는 감정을 글로 전했다.
책에 담긴 많은 시들 중에는 공감 가고 나의 추억이 오버랩되는 시들이 많았지만, 책을 덮은 지금까지도 생각나는 시는 '환영'이다. 반가움의 환영이 아닌 그와 함께했던 길을 보면서 눈앞에 보이는 그를 떠올리며 담은 시다. 지금의 사랑은 안정되어서 나에겐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같이 추억으로 다가온 책이지만, 사랑의 감정에 격동을 느끼고 있을 때 이 책을 만났다면 아마도 펑펑 울면서 읽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