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이런 말이 생겼습니다 - 만들어지고, 유행하고, 사라질 말들의 이야기
금정연 지음 / 북트리거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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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2020년부터 2021년까지 독서평설에 '말 많은 세상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연재했던 원고들을 묵은 것이다. 유행어와 신조어에 관한 에세이인데, '만들어지고 유행하고 사라질 말들의 이야기'라는 생소한 주제 선정으로 독특한 느낌이 들었다. 나는 이왕이면 유행어나 신조어보다는 올바르고 문학적인 표현을 더 자주 사용하고 싶어 하는 편이다. 유행어는 이름처럼 잠시 왔다가 사라질 단어로 생각되기도 하고 어느 정도 기간이 지나면 유치해지기 때문이다. 이 책은, 나의 이런 단어에 대한 시각을 조금은 넓고 다르게 볼 수 있도록 해주었다.

책은 에세이이지만 정보서적 같은 독특한 구조가 눈에 띄는 특징이다. 개인적 감성도 충만하고 정보를 습득하는 용도로 읽어도 무방할 정도로 깊이가 있다. 유행 따라 일상생활에서 정확한 뜻도 모르고 무심코 쓰는 단어들이 어디서 왔고 어떤 역사를 가졌는지 알 수 있었다는 부분이 유익했고 그러는 와중에 단어마다 저자의 에피소드가 함께해 공감도 하고 가독성 있게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예를 들어 '존버'라는 단어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이라면 존버를 처음 들었을 때 저자의 에피소드나 생각을 이야기하고, 언제 어디서부터 쓰이기 시작했는지, 왜 지금 이 단어가 유행했는지를 통해 사회적 단상을 찾아보기도 한다. 그 외에도 금수저와 흙수저, 비혼, 뉴트로, 사회적 거리 두기, 틀딱 등의 단어들이 등장한다.

누군가와 유익한 대화를 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가볍게 읽으면서도 어느새 새로운 지식이 수집되어 건강한 독서가 된다. 책에서 다룬 단어들은 전부 들어보거나 자주 쓰고 있는 단어들이었다. 하지만 책에서 설명한 정확한 뜻을 알고 있던 단어는 하나도 없어서 조금은 반성하곤 했다. 새롭게 등장한 단어들만을 다룬 책을 읽다 보니 사회적 변화에 따라 언어도 생겨나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저자가 서두에 언급한 문장이 책을 다 읽고 난 뒤에야 잔상에 남는다.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는 사실이 우리의 삶을 무의미하게 만들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다. 마찬가지로 언젠가 유행이 끝난다거나 사라질 거라는 사실이 어떤 단어를 그리고 그 단어에 대해 생각하는 일을 무의미하게 만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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