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첫 문장을 기다렸다
문태준 지음 / 마음의숲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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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감수성이 풍부하지 않은 편이라, 상대적으로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들의 글을 보며 내가 미쳐 발견하지 못한 그들의 감성을 따라 다니는 게 즐겁다. 특히 이번에 읽은 <나는 첫 문장을 기다렸다>는 계절을 하나의 공간으로 구성하여 담은 구조가 책을 읽는데 있어 계절의 순간을 포착하여 표현하는 문장이 탁월하게 아름답게 보인다.

제주에서 쓴 시인의 산문집에는 제주라는 공간에서 주는 환상과 시인의 감수성이 더해져 한 층 마음에 가까이 와닿는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계절의 태마로 나눠진 산문집을 읽다보면 일 년의 계절감이 느껴져 아름다운 자연과 가까운 곳에 있는 듯 느껴진다. 장마와 폭염, 하얀 씨앗, 매화나무의 보람, 겨울에서 봄으로 등 여러 가지 모양의 짧은 글들이 담긴 산문집이라 아무 페이지나 읽어도 무방하다. 그래서 한거번에 읽기보다는 조금씩 조금씩 계절따라, 감정따라 읽으면 좋을 것 같다.

글을 풍성하게 해주는 다정하고도 예쁜 그림들은 물론 종종 등장하는 시들도 보고 읽는 순간에 글이 풍부해짐을 느낀다. 이 책에는 자신의 글 뿐만 아니라 다른 시인들의 글이 들어있기도 하고, 마음의 숲 디자인팀의 그림 또한 들어있어 글과 잘 어우러지고 조화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숨어 있던 멋진 단어들을 사용하여 품격이 더해지고 문장이 아름다워 마치 한 송이 꽃이 피는 과정을 보는 듯 하다.

모든 것이 빠르게 흘러가고 주변 소음으로 지친 요즘, 제주에서 쓰인 시인의 글을 읽다보니 마음이 차분해지고 정적인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지금은 겨울이지만 저자의 시각에서 바라본 '봄'이 빨리 오길 바란다. 시인인 저자의 글을 산문으로 처음 접했다. 그의 주력인 시도 읽어보고 싶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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