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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검사생활
뚝검 지음 / 처음북스 / 2022년 2월
평점 :
멋있지만 일생에 마주하고 싶지 않은 사람 중에 하나가 검사이다. 반면, 나와는 또 다른 세상에 삶을 살고 있는 검사의 생활을 어떤지는 호기심의 대상이기도 하다. 변호사나 판사가 쓴 책은 읽어봤지만 검사의 에세이는 처음이라 기대가 되었다.
이번에 읽은 <슬기로운 검사생활>은 5년 동안 검사생활을 한 저자가 검사생활을 하면서 겪었던 에피소드들과 생각을 기록한 에세이다.
책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첫 번째는 초임검사 시절부터의 검사 생활의 환경과 저자가 생각한 이상적인 검사 생활에 대한 생각이고, 두 번째는 검사가 만난 사람들의 사연으로 나뉜다.
검사 생활은 어떤지에 대한 내용은 친근한 느낌으로 재미있게 읽었지만, 뭐니 뭐니 해도 이 책의 묘미는 검사가 만난 사람들의 사연을 담은 내용이 아닐까 싶다. 무면허 운전자, 유기견들을 잡아다가 개소주를 만들어 팔다가 온 사람, 착오 입금된 금액을 그대로 써버리고 중고나라 사기라며 우기는 사람 등이 인상적이었다. 사연은 상대방과 하는 이야기는 대본처럼 구성되어 있는데, 이야기의 흐름을 이해하기도 좋았고 사투리나 상상되는 억양으로 분위기가 고스란히 전해져서 좋았다.
검사가 어떤 환경에서 무슨 일들을 하고 어떤 사람들을 만나는지, 검사의 고민은 뭔지 등 검사라는 직업에 대한 이해가 자연스럽게 흡수되었다. '검사'라는 단어에서 오는 분위기와 이미지는 이 책을 읽은 후에 무척 달라졌다. 생각보다 인간적이고, 드라마틱 하며, 환경이 열악(?) 하다. 무엇보다 검사가 만나는 사람들의 개개인의 사연을 읽는 재미가 쏠쏠했는데, 불법이다 보니 자극적이고 흥미로우면서도 현실이라고 생각하니 삶이 각박하게 느껴졌다. 뉴스로 볼 땐 불법을 저지르는 사람들은 무조건 나쁜 사람으로 각인하곤 했지만 막상 내막을 들여다보니 각자 본인에게 직면한 삶의 무게가 너무나 무거워서 그럴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내가 단순히 글로만, 뉴스로만 접했을 때 깜짝깜짝 놀라는 사건들이 저자에게는 매일 마주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니 한편으로 검사는 일도 많은데 감정 소모도 많겠다 생각했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