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가끔은 미칠 때가 있지 - 관계, 그 잘 지내기 어려움에 대하여
정지음 지음 / 빅피시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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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이 낸 에세이 책은 사실 특별할게 없다. 나도 너와 다를 바 없다는 메세지를 던져 독자에게 공감을 주고 용기를 주는 게 대부분이다. 이번에 읽은 '우리 모두 가끔은 미칠 때가 있지'라는 젊은 전업작가의 '관계'에 대한 생각이 담긴 에세이다. 흔하디흔하지만 조금 더 특별하다. 이유는 저자가 ADHD라는 이름의 정신병을 앓고 있고, 독자를 의식하지 않은 듯한 솔직하고 자극적인 필치들에 있다.

짧은 에피소드들이 묶어진 책 속에서 나는 저자가 어떤 사람일지 생각해 보게 만들었던 남자친구의 마지막 저주가 담긴 '쌍방과실', 서비스직인 내가 읽기에 후련했던 시장체험 게임 '나는 심이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것보다 나를 팬으로서 사랑할 수 있다는 제시를 해준 I'm my fan, 어린 아이의 자존감을 지켜준 아버지의 말 '너를 싫어하는 사람은 있을 수 없어'가 가장 인상적이고 의미 있게 읽었다.

특히 '타인을 미워하다 보면 제일 싫어지는 것은 나'라던가, '회사에서 흔쾌히 수락하는 말보다 무사히 거절하는 말들이 더 값지다'라는 등의 경험에 의해 자기성찰하거나 깨닫는 부분들은 무척 공감 갔고 다시금 되뇌는 이치였다.

단점이 있다면 에세이인데 너무 많이 치장한 느낌? 초반에 읽을 땐 다채로운 어휘와 표현력이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눈에 거슬려 부담스러웠다. 평소에 자주 사용하지 않고 문학 소설에서 나 볼 법한 단어들이 일상생활을 그린 에세이에는 어울리지 않았다.

저자가 ADHD 환자라는 사실을 계속 상기하며 읽게 된다. 이 사람과 관계에 있는 사람들에게 저자는 어떤 모습으로 비칠까?

만약 ADHD라는 것을 모르고 이 책을 읽었다면 어땠을까?

나는 ADHD를 가진 사람의 관계에 대해 읽은 것인지 우리 모두의 관계에 대해 읽은 것인지 아직도 답을 못 내리겠다.

솔직하고 자극적인 글이라 흡입력이 좋고 길지 않은 글이라 가독성도 좋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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