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발의 세계사 - 왜 우리는 작은 천 조각에 목숨을 바치는가
팀 마샬 지음, 김승욱 옮김 / 푸른숲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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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이든, 인물이든, 미술이든, 깃발이든 뭔가 하나의 익숙한 주제 뒤에 '세계사'라고 하면 뭐든 다채롭고 매력적이게 된다. 세계사만 가지고 읽는다고 생각하면 배우는 듯한 분위기가 들어 어렵고 지루하다는 생각이 지배적인데 반해 깃발의 세계사라고 한다면 굉장히 흥미로워진다. 깃발은 사실 그저 천조각이지만 우리는 깃발에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한다. 평소에는 잘 느끼지 못하다가도 올림픽시즌만 되면 올라가는 깃발을 보며 자긍심을 느끼고 괜한 울컥한 마음이 들기도 하다.

이 책의 저자 팀 마셜은 30년 경력의 베테랑 언론인으로 <깃발의 세계사>을 통해 깃발을 통한 세계사와 정치학에 대해 이야기한다. 책은 총 9장으로 구성되었으며 성조기, 십자가와 십자군, 공포의 깃발, 자유의 깃발, 혁명의 깃발 더 나아가 좋은 깃발, 나쁜 깃발, 못생긴 깃발까지 깃발에 대한 모든 것을 담았다. 저자는 깃발은 강력한 상징이며 지역, 국가, 민족, 종교 등 다양한 곳에서 정치와 군중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수단이라고 강조하면서 역사를 이야기한다.

깃발에 대해 잘 아는 사람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예 모르지도 않다고 생각하던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정말 하나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느낄 정도로 깃발에 대한 이야기가 무궁무진했다. 깃발의 이름과 유래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고, 깃발에 숨어 있는 의미와 역사 더 나아가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들여다볼 수 있었다. 대체로 '그렇구나'하면서 흡수하는 독서를 했는데 'IS', '이자딘 알카삼 여단' 등 공포의 깃발들 부분을 읽을 땐 신경이 곤두서고 간담이 서늘했다. 그도 그럴 것이 공포 깃발들은 딱 보면 총이 그려져 있다거나, 갈겨쓴 듯한 거친 단어들이 공포감을 조성하는 게 신기했다. 중간에 성조기부터 다양한 상징을 띄는 깃발들을 나열해 둔 그림들을 보는데 책을 읽으며 습득했던 미묘한 감정과 정보들이 더해지며 보이지 않는 아우라가 느껴졌다.

책 표지에는 '작은 천 조각으로 배우는 오늘날 세계의 역사'라고 하지만, 책을 읽고 나니 더 이상 '작은 천 조각'이 아님을 가장 많이 느꼈던 시간이었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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