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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 ㅣ 부크크오리지널 1
윤재광 지음 / 부크크오리지널 / 2022년 1월
평점 :
'생'에 대한 인간의 욕망을 그린 작품
가독성 좋고 스릴 있는 서스펜스 장르소설 좋아한다면 추천!!
2022년 1월 1일 첫날 읽게 된 윤재광 작가의 <혼>
'혼'은 과거 조선시대와 현재 두 가지 시점을 큰 줄기로 번갈아가며 서술되는 형식이다.
조선시대 배경으로 태어나기를 도둑질을 하는 자혼을 가지고 태어난 서삼의 이야기와 현재 시점에서 어린아이 같지 않은 6살 천재 아들 지호를 중심으로 아빠 진우 그리고 뭔가 숨기는 듯한 엄마 희령을 서술하고 후반부까지 이어진 두 개의 이야기는 마지막에서야 하나의 이야기로 완성된다.
서삼은 자신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무언가를 훔치는 성향을 가진 혼을 가지고 태어나 동생을 죽였고, 훔치는 것으로 생계를 연명했으며, 결국에는 엄마까지 죽는 과정들을 읽다 보니 서삼이 안쓰럽다는 생각에 서섬에게 감정을 이입해서 읽어서 그런지 소설 마지막 부분에 다다라서는 씁쓸한 입맛을 다실 수밖에 없었다.
"내내 안개에 휩싸여 있는 듯했던 잔인한 진실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자 서삼의 안에서 무언가 뜨거운 울분이 치솟아 올랐다. 왜 하필 나란 말인가! 왜! 내가 무엇을 잘 못했게에 내게 이런 짓을 한단 말인가! 왜!"-85p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서삼과 지호의 이야기를 읽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삼이 안쓰러운 이유는 자혼만 아니었다면 서삼은 어떤 인생을 살았을지 단언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서삼은 원래 자신의 선한 본성과는 다르게 자혼 때문에 악해졌고 지호는 서삼의 영향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원래 악한 느낌이랄까? 내가 서삼과 같은 운명을 타고났다면 영생을 할 수 있는 이 능력이 과연 축복으로 다가올 것인가? 삶과 죽음을 선택할 수 있다면 나는 서삼과 같은 괴물로 변할 수밖에 없는 걸까?에 대한 물음으로 숨 가쁘게 읽어 나갔다.
나로서는 다소 낯선 '혼'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이렇게까지 흥미롭게 읽게 되리라고는 읽기 전까지는 상상하지 못했다.
죽음 뒤에는 뭐가 있을까. 사람 혼이라는 것이 있는 걸까? 죽음 뒤에 혼은 어디로 가는 걸까? 종종 궁금해하곤 했는데 이 책을 빌려 혼이라는 것에 대해, 타고난 운명에 대해, 인간의 욕망이 사람의 본성을 어떻게 바꿔놓는가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
"이미 자네도 느끼지 않았나? 인간은 언제 자유를 느끼는가. 어떻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인가를 고민하지 말게. 일단 살아야 하네. 모든 욕망의 실현은 삶 속에서만 가능하네. 함께 천수를 누려보세나."-202p
처음부터 끝까지 줄거리의 전개가 독자들을 끌어들이는 흡입력과 가독성이 무척 좋고 다소 자극적인 요소들이 불안감과 긴박함을 선사한다. 스릴 있는 장르소설을 좋아하는 마니아들이 보면 딱일 것 같다. 첫 소설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저자의 필치가 돋보였다고 생각되는 게 읽는 내내 글이 영상화되어 재생된다는 것이다. 혼의 후기들을 보면 영화로 만들어 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내용이 괜히 하는 말들이 아니라고 생각되었다. 마지막 반전 한 줄까지도 완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