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카페에서 공부하는 할머니 - 인생이라는 장거리 레이스를 완주하기 위한 매일매일의 기록
심혜경 지음 / 더퀘스트 / 2022년 1월
평점 :
품절
여기, 공부를 취미로 하는 할머니가 있다.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공부를 하는 게 아니라 공부하는 과정을 즐기는 건데 여기서 말한 공부는 책만 보는 것이 아닌 무언가를 배우는 것이라고 봐야 옳다. 아무튼, 흔치 않은 사람인 건 분명해 보였다. 게다가 할머니라니..! 할머니가 되어서도 공부를 한단 말인가..!
나는 꼭 무언가를 얻기 위한 수단이자 도구로 공부를 하곤 했었던 터라 공부를 즐기는 저자의 생각이 공감이 되지 않으면서도 생각에 환기가 되고 할머니가 멋지다고 생각했다. '배우는 과정을 즐긴다'는 저자의 신념이 인상적이었는데, 목적만 보고 공부한다는 생각을 했을 때 보다 한 결 마음이 편해지고 가벼워진 느낌이 들었다.
내용은 주로 자신이 즐기면서 배웠던 것들에 대한 에피소드들과 자신과 같은 길을 걸을 사람들을 위한 배움 노하우를 곁들인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예를 들어 공부하기 좋은 장소나 필기구에 대해 말한다거나, 학교를 뜻하는 영단어 school이 '노는 곳'을 뜻하는 그리스어 schole에서 온 말이라고 = 공부는 원래 노는 곳이라는 정보를 준다거나 하는 식이다. 도서관 사서이자, 작가이자, 번역자인 저자가 그동안 배웠던 것들은 참으로 다양했는데 바느질, 수채화, 드로잉, 독서, 영화, 외국어, 방송통신대학교 등 본인이 본업을 유지하면서 시간이 된다면 가능할 공부들을 대부분 해본 것 같았다.
할머니의 에세이라고 해서 올드 한 문체를 생각했지만 읽으면서도 그런 느낌이 전혀 나지 않았다. 늦은 나이까지 배움을 즐기는 모습이 활력이 되었고 배움에 대한 장벽도 낮춰주었다.
'왜 굳이 카페에서 공부하는 걸까?' 궁금했는데 '아무도 나를 쳐다보지 않지만 내 마음대로 행동할 수는 없는, 약간의 제약이 뒤따르는 그 장소성이 자신의 자세와 태도를 바로잡아주어 생산성이 높아진다'라고 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아무래도 내가 아끼는 볼펜과 같은 볼펜을 사용하시고 알아봐 준다는 점에서 반가움을 느꼈고, '두꺼운 책은 여럿이 번갈아가며 읽어주는 윤독을 통해 읽는다면 수월하게 읽어낼 수 있는 방법이 되는구나' 하는 정보를 얻어 유익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또 무엇을 배울까 두리번거리는 할머니를 상상하니 왠지 모를 친근감이 들었던 에세이였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