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캑터스
사라 헤이우드 지음, 김나연 옮김 / 시월이일 / 2021년 11월
평점 :
445P 제법 두꺼운 소설인데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흥미로움을 놓치지 않고 읽을 책이다.
심지어 스릴러도 아닌 성장소설인데 재미있었다는 점을 높게 사고 싶다. 이 정도면 돈 주고 사도 될 것 같다.
책 제목인 캑터스(THE CACTUS)는 선인장을 뜻하는 말이다. 선인장에도 꽃이 피듯, 예민하고 사람들과 어울리길 거부하는 주인공 수잔이 계획하지 않았던 일들이 생기고 겪으면서 주변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성장해나간다는 의미에서 선인장을 제목으로 했다. 종종 선인장 돌보는 취미가 있는 수잔의 모습을 언급하며 주인공의 특성을 묘사한다.
캑터스의 줄거리는 불필요한 타인과의 관계를 두지 않고 자신만의 세상에서 살고 있는 주인공 '수잔'에게 엄마의 죽음이 찾아오고, 이에 따른 유언장에 대해 동생 에드워드와의 재산분할 법정싸움 그리고 잠만 자는 사이였던 리처드 사이에서 파생한 의도치 않은 임신이라는 큰 줄기를 두고 소설은 진행된다. 목차는 8월, 9월....3월로 나눠 있는데, 이는 임신기간 중 수잔에게 일어난 일련의 과정을 함축한 구분이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어딘가 비슷한 수잔과 나의 닮은 점을 발견하고 그것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사람으로 비치는지에 대한 묘사를 통해 객관적인 나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계획적이고 효율적이며 체계적인 것을 좋아하고 타인과 관계에 필요성을 못 느끼는 수잔에게 새로운 것을 도전해 보라는 케이트의 말이 가장 인상 깊었다. 간혹 예상치 못한 일들로 인한 스트레스가 있었는데 케이트의 말이 문제를 쉽게 볼 수 있는 눈을 주었고 종종 무언가 새로운 도전을 해볼까 하는 마음이 생겼다.
"'안 돼'라고만 말하지 말고, 가끔은 '그래' 하고 무언가를 새로 도전해 봐요.
최악이라고 해봤자 무슨 일이 있겠어요? 약간의 창피함, 약간의 어색함이 다예요.
그리고 최선이라고 해봤자, 재미있는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경험을 하는 거잖아요.
또 알아요? 수잔도 즐길 수 있을지."
< 사라 헤이우드 '캑터스' - 291P >
예민한 수잔이 미혼모가 될 준비를 하는 과정과 임신으로 인해 수잔의 의도와는 다르게 행동하는 모습들을 보며 성장소설이지만 스릴 있었고 마지막엔 큰 반전도 있어서 단조롭지 않았다. 종종 갑작스러운 전계가 있을 때면 당황스럽기도 했는데 그 부족한 부분을 '임신 중'이라는 것이 채워준다. 임신은 사람을 변하게 하니까.
처음엔 성장소설이고 페이지 수가 많아서 지루하지 않을까, 투자하는 시간 대비 얻어 가는 것이 적지는 않을까 우려하곤 했는데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영국 출생 작가는 캑터스가 첫 번째 작품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이렇게 쓸 수 있었을지 재능은 대단하다고 생각하며 앞으로의 다른 작품도 기대되었다. '캑터스'는 넷플릭스에서 영화화를 한다고 하니 너무 기대된다. 책과 영화는 또 어떻게 달라질지.. 내가 내용을 까먹기 전에 영화를 보면 좋겠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