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리 집으로 건너온 장미꽃처럼 - 시가 이렇게 왔습니다
이기철 지음 / 문학사상 / 2021년 10월
평점 :
장미 넝쿨이 있는 예쁜 표지에 이끌려 읽은 책이다. 시집이라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이 책에서는 저자가 그동안 써왔던 천여 편의 시 중 54편을 추려 넣고, 2~3페이지의 짧은 산문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 산문들은 시를 쓸 때의 심정을 그대로 옮긴 글이라고 한다. 오랜만에 시를 읽으니 주변이 차분해지고 작은 것 하나하나 세심하게 보게 되는 것 같다. 최근 일 때문에 복잡한 마음이었는데 시를 읽으니 마음이 편안해지곤 했는데, 여유로운 오후에 커피 한 잔 옆에 두고 차분히 읽기 좋은 책이다.
저자는 43년생으로 대학을 졸업하고 63년도부터 활발하게 시를 써온 시인이다. 그래서 그럴까, 저자가 살아온 삶이 담겨있어서 그런지 따갑지 않은 아침햇살처럼 내게 다가온 본문의 여러 시들이 위로가 되었다. 인상 깊었던 시는 별밭마을이었다. '텃밭에 별을 심고, 별이 자라는 동안 당신의 가슴 밑바닥에서 별꽃이 봉지를 열어 꽃망울을 터트릴 것'이란 표현이 정말 기가 막힌다. 요즘은 장난스러운 시들이 인기를 끌기도 하는데 은연중에 나도 가볍다고 생각했는지, '이런 시가 진짜 시지!'라고 생각했다. 단어 하나하나 표현 하나하나가 좋아서 계속 읽게 만든다. 책에서는 오랜만에 들어보는 예쁜고 단아한 단어들이 많이 등장해서 읽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었다. 나는 정말 빠른 시간에 읽었지만 계속해서 되뇌고 음미했다.
현실에 지친 어른들을 위해 위로의 시를 담았기에 사회생활에 지쳐 마음이 주저앉을 때마다 읽으면 좋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