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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안 해도 아이는 갖고 싶어 - 정자은행과 생식의료에 관한 이야기
고바야시 야쓰코 지음, 심수경 옮김 / 글로세움 / 2021년 11월
평점 :
최근 티브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하는 사유리와 그녀의 아들 젠의 이야기를 보면서 정자은행에 존재와 우리나라의 제도에 대해 꽤 깊은 생각을 했었다. 막상 처음 사연을 접했을 땐 이질적인 느낌이 많이 들었는데 계속해서 시청하다 보니 꽤 합리적이라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젊은 사람들이 결혼을 하지 않고 평생 독신으로 살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기도 했고, 결혼을 하고서도 자신의 삶에 투자하며 사는 딩크족들도 늘어가는 추세이기 때문에 저출산 문제가 대두되는 상황이다. 국가기관에서도 결혼지원금이나 출산장려금 등 지원정책을 펼치지만 쉽사리 해결되지 않은 것을 보면 단순히 돈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결혼은 안 해도 아이는 갖고 싶은 사유리 같은 사람들에게 정자은행을 활용하여 혼자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이 된다면 어떨까? 오히려 두 부모가 있어야만 정자은행을 통해 아이를 낳을 수 있어야만 한다는 조건 자체가 한 부모 가정에 대한 인식을 나타낸 것 아닐까? 이러한 현실을 기반으로 생식 의료에 대해 다양한 생명윤리의 관점에서 접근한 책이 <결혼은 안 해도 아이는 갖고 싶어>이다.
이 책에서는 정자은행과 생식 의료에 관한 다채로운 내용을 담았는데, 50세 넘은 여성이 아이를 낳아도 될까?, 선택적 싱글맘, 아빠가 없다는 것을 어떻게 전할 것인가, 정자 제공자의 비밀을 어디까지 지킬 것인가, 정자 선택의 중압감, 대리모 출산은 남을 돕는 행위인가, 레즈비언 전용 정자은행의 등장 등이 있다.
필자는 결혼을 이미 했지만 굳이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만약 내가 결혼을 하지 않았더라면 선택적 싱글맘이 될 수 있다면 어떨까 하는 전제하에 이 책을 읽으니 내용이 상당히 흥미롭고 실제로 사유리 같은 상황이라면 크게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책에서는 다루고 있는 사안에 대해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으며 오롯이 독자가 판단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해 주면서 발전하는 생식기술은 인간에 대한 구원인가? 혹은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도전인가? 질문을 던진다. 언젠가 한 번 깊이 생각해 보고 정리하고 싶었던 분야였는데 이 책을 계기로 정자은행과 생식 의료에 관해 나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던 유용한 책이었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