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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의 반란
김일부 지음 / 프로방스 / 2021년 10월
평점 :
들어가는 말
100세 시대라는 말은 어디서 시작되었는가. 모든 것은 결국 자본주의다. 자본의 힘으로 의학이 발달하였고, 자본의 힘으로 기술이 발달하였다. 의학의 발달은 무수한 질병들을 정복할 수 있도록 도왔고, 기술의 발달은 노인의 취약한 체력과 육체적 노후화에도 젋었을 때의 그것처럼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도왔다. 하지만 단순히 '영위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100세까지 인간은 사는 것일까. 매슬로우는 인간의 욕구를 다섯단계나 세분화했다. 그리고 지금 시대까지 통용된다는 것은 일견 그 욕구의 단계가 꽤나 신빙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저 '100세 시대'가 일컫는 삶은 우리가 원하는 그 삶은 아닐 것이다.
5단계는 되야지!
작가는 80세에 사회복지사 및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했다는 사실을 책 표지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는 위에 언급한 인간의 욕구 단계중 5단계, 즉 자아 실현의 단계에 가까울 것이다.
전체적으로 노인성 질환과, 노인이 되면서 겪어야할 스스로의 변화 등에 대해 열거하면서 작가는 우리가 노인의 삶에 대해 이해하기를(젊은 우리), 그리고 우리가 또한, 스스로의 삶을 받아들이기를(늙은 우리)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런 삶은 받아들이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한발 더 나아가 스스로 어떤 성취를 이루는 길을 걷기를 이야기한다.
필자의 어머니 역시 일흔이 넘은 나이에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하였고, 노부 외에 마을 어르신들을 돌보면서 작으나마 소득을 올리기도 하고, 마을에서 활동을 함으로써 활력을 얻고 계시다. 이런 일례를 체험으로 알고 있는 입장에서 이 책이 주는 목적 의식은 매우 유용하다고 생각한다.
나이가 들었으면 어떠한가. 젊었든 늙었든, 최소한 5단계는 되야지!
목적의식은 좋지만
하지만 이렇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책의 내용은 여러모로 부족하다. 부족하다기 보다는, 작가가 목적하는 방향성을 설명하기보다는, 그저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따기 위한 기초 지식에 대해 짜집기한 부분이 대부분이므로, 필자가 기대했고, 작가가 들어가는 말에 적었던 효과를 거두기에는 그 방향이 아예 다르다 하겠다.
실제 자격증을 위한 서적은 차고 넘친다. 개인적으로 작가 본인이 노인이 되면서 겪은 어려움과, 자격증에 도전하게 된 계기라던가 도전 과정 및 성공담에 더 많은 부분을 할애하였다면 오히려 작가의 집필의도에 더 충실한 내용이 되지 않았을까.
개인적으로 이 시대의 노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질병에 대한 정보가 아니다. 질병에 대한 것은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고 이야기를 듣는 것이 더 정확하며 더 이롭다. 위에도 말했지만, 이 시대의 노인들에게 해주어야할 이야기는 '인간답게' 사는 삶에 대한 방향성과, 그런 삶을 살 수 있는 방법 혹은 각자 그런 삶을 위한 방향성을 어떻게 찾을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이다.
이러한 내용의 책을 찾는 사람이라면 이 책은 추천하지 않겠다. 또한,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하려는 사람에게는 그냥 자격증 전문 서적을 추천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