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싫다 - 손수호 변호사의 '진짜' 변호사 이야기
손수호 지음 / 브레인스토어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전문직이 쓴 에세이라는 점과 어떤 사람들을 만났길래 '사람이 싫다' 지경에 이른 걸까 싶은 호기심으로 짚어든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변호사이다. 변호사로 일하면서 생각하고 겪은 일들을 솔직하고 일반 사람들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적었다.

처음 '판사'라는 직업에 대해 알았을 때 '어떻게 사람이 사람을 심판할 수가 있어?'라고 생각했던 것에 대한 내용이 잠시 언급되어 좋았다. 역사 속에서는 원로라 부르는 나이 많은 사람들 혹은 종교지도자 등등 다양한 사람들이 심판자 노릇을 해왔지만 그 역시도 객관성과 신뢰성 부분에서 중대한 결함이 있었다. 그 결과 도입된 게 바로 '직업 법관'인데, 역시 이 또한 인간의 판단이다. 여기서 핵심은 사람들이 '합의'했다는 사실이다. 그렇게 믿기로 '합의'한다. 진리가 아니고, 무결점, 무오류의 결론이 아니다. 이 부분에서 필자는 시각을 좀 더 달리하여 '판사'라는 직업에 대해 좀 더 명확히 이해할 수 있었다.

"원고와 피고가 경연하고 변호사는 참여자다. 변호사는 의뢰인의 거짓말을 포장하고 가린다.

양쪽 모두 마찬가지다. 다 돈 받고 하는 일이다. 씁쓸하지만 어쩔 수 없는 재판 현실이다.

변호사는 거짓말 대회의 주인공이다. 그러니, 어찌 사람이 싫어지지 않을 수 있겠는가."

- 사람이 싫다 99p -

바뀐 법 조항에 따라 평생 공부하는 직업이라는 것, 변호사도 하나의 사업이라는 시각, 유무죄를 가르는 기준과 이유(=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유죄를 확신해야만 유죄 판결이 나올 수 있다.), 무죄는 죄가 없음을 확인해 주는 것이 아니라 그저 유죄가 아니라는 의미라는 것, 변호사가 적성에 맞을 만한 사람에 대한 부분들이 기억에 남는다.

저자의 직업이 변호사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객관적인 시선에서 변호사에 대해 담았다. 그래서 전반적으로 냉정하고 현실적이다.

변호사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 어떤 삶 속에 살고 있는지 또 사회적으로 어떤 위치에 있는지 조금은 알 수 있었고, 변호사를 직업으로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 될만한 조언들이 담겼다. 어떤 사람에게 변호사가 어울리는지 또는 어떤 사람이 절대 하면 안 되는지, 변호사 일 잘하려면 어떤 점을 갖춰야 하는지 말이다.

왜 사람이 싫다는 다소 극단적인 제목이 탄생했는지 이 책의 후반부를 읽으면서 알 것도 같았다. 변호사라는 직업에 대해 생각보다 많은 부분에서 오해를 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변호사를 유지하는 매력은 뭘까? 나는 이 책을 통해서는 변호사라는 직업의 매력을 찾을 수 없었다. 불편한 것들 투성이다. 빨강머리앤은 기차역 분실물 보관소 직원이 되고 싶어 한다. 항상 사람들이 고마워하기 때문이랬다. 인간의 욕망과 극한의 상황을 동행하는 변호사는 얼마나 많은 감정 소비를 하고 마음이 다치곤 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인간에 대한 깊은 깨달음을 이야기하기보다는 변호사라는 직업에 대해 새롭게 보게 된 책 <사람이 싫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