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을 만드는 사람 - 개정보급판
마윤제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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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했다. 바람을 만드는 사람이 있을까? 있다면 누가 만든다는 것일까? 필자는 가을을 좋아한다. 적정한 온도에 머리카락 휘날릴 정도로 부는 바람이 몸을 개운하게 해주는 느낌이 좋았다. 책 제목에서 바람이라는 것과 어쩌면 허황되고 몽상적인 질문의 답을 쫓아가는 사람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이 책은 남미 파타고니아의 고원지대, 압도적으로 불어오는 바람의 신의 현현처럼 느껴지는 그곳에서, 바람을 만드는 존재 '웨나'에 대한 전설을 들은 네레오 코르소라는 남자가 그 실체를 찾아 평생을 떠도는 이야기다.

상당히 철학적인 책이고 소설을 읽는 내내 바람이 심하게 부는 쓸쓸한 고원에 홀로 서 있는 느낌이 들었다. 남미 파타고니아라는 배경과 신화를 믿고 찾아가는 여정, 철학적인 질문 등을 통해 한국작가가 쓴 소설이 아닌 것 같아 더 몽환적이었다. 일 년 내내 바람만 불어오는 황량한 고원에서 아무것도 원하지 않지만, 웨나를 찾아가는 노인의 평생을 필자는 따라다니면서 무모하다고 생각하는 한편 목적을 갖고 살 때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고 끊임없이 이동한다는 점을 상기하며 인간의 존재와 생의 의미가 어디에서부터 오는지 묻는다.

당연하게도? 웨나는 현실에서 존재하는 사람이 아니었고 상상의 인물이었지만, 노인이 찾던 '웨나'는 자신의 자아를 찾는 여정이었을 것이다. 진실한 행복은 경계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쌓아 올린 성채 안에 있었다. 그 안에 우리가 원하는 모든 것이 있었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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