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그는 흰 캐딜락을 타고 온다
추정경 지음 / 다산책방 / 2021년 8월
평점 :
<그는 흰 캐딜락을 타고 온다>는 카지노를 배경으로 시공간을 넘나드는 젊은 청년 '진'을 둘러싼 사람들의 대립을 담은 이야기다.
진은 처음 자신이 과거의 시간으로 돌아볼 수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자신에게 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있었던가' 자문하는데, 이 부분에서 독자들은 시공간의 능력이 생긴다면 어떨지 상상하게 된다. 필자는 소설에서 표현된 진의 시공간을 넘나드는 능력은 마치 마블영화 닥터 스트레인지의 능력 도루마무처럼 생기지 않을까 상상해보았다. SF 장르소설이 독자에 상상력에 따라 같은 이야기라고 하더라도 생각하는 게 다른데 필자는 도루마무가 오버랩 되어 소설의 처음부터 끝까지 상상했다.
나한테 시공간을 넘나드는 능력이 생긴다면
저자는 진에게 생긴 능력을 '저주'라고 표현하고 오히려 평범한 이들을 축복받은 사람으로 비추면서 평범한 일상의 행복을 각인시킨다. 어릴적 꿈꿨던, 나에게 무슨 능력이 있으면 하는 바람, 큰 돈을 갖는 것이 삶의 목표였던 시기가 있었지만 나이를 먹으면서 평범한 일상에서 주는 소소한 행복이 점점 크게 다가오는 것을 더 선명히 느꼈다.
해외여행을 갔을 때 카지노 비슷한 곳을 가본 적이 있었다. 한번 해보겠다고 코인도 바꾸고, 기계 이것저것 눌러봤지만 엉성하고 어쩐지 재미가 없었던 기억으로 남아있는데, 이렇게 소설로 카지노의 세계를 들여다보니 '그들만의 세계'를 본 것만 같아 신기했다. 카지노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전당사에 이것저것 파는 모양새가 자신의 삶이 점점 파국으로 치닫는 모습을 보면서 '카지노=가면 안 되는 곳'이란 경각심이 생겼다.
중후반까지는 저자의 방향대로 잘 따라갔는데 마지막 부분에는 포트를 열고 닫는 사람들이 모여 싸우는 부분이 상상하기 어려워 영화로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한국 정서가 담긴 누아르+SF 소설은 흔치 않아서 특별했고 신선했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