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모든 순간에 꽃은 피듯이 - 요즘 너의 마음을 담은 꽃말 에세이
김은아 지음 / 새로운제안 / 2021년 8월
평점 :
<모든 순간에 꽃은 피듯이>는 꽃을 그린 수채화와 연결해 저자의 삶을 담은 에세이다. 수레국화와 백수일기, 수선화와 여사원의 봄, 튤립과 서른의 봄, 코스모스와 연애는 꽃처럼 왔다 등 32개의 꽃과 사연으로 구성되어 있다.
꽃을 그린 수채화를 시각적으로 보면서 힐링 된다. 비교적 익숙한 꽃들과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꽃인 안개꽃과 개나리, 강아지풀이 나오는 부분을 볼 때면 반가운 마음에 더 천천히 글을 읽었다. 꽃과 저자의 이야기를 어떻게 연결하는지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예쁜 꽃과는 상대적으로 저자의 글은 우울한 내용이 많다.
1부에서는 저자가 회사를 다니면서 겪은 일들을 담았다. 면접보던 이야기, 안내 데스크에서 근무했을 때의 일, 낮은 연봉 협상, 부당 해고 등 이야기가 있다. 필자도 회사를 다녀서 그런지 저자의 사연들이 깊은 공감이 갔다. 자신의 실수를 솔직하게 적어 공개한다는 것이 어려운 일인데 담담히 공개한 모습이 멋있다고 생각했다.
2부에서는 퇴사이후 저자가 플로리스트를 공부하기 위해 영국으로 유학가고, 돌아와 플로리스트가 되어 일하는 내용을 담았다. 안정적인 직장과 늦은 나이에 플로리스트가 되겠다며 영국으로 유학을 떠나겠다는 결정이 저자의 주변인물들의 만류하듯 나도 만류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저자의 글이 참 날카롭다고 생각 되는 부분이 많았던 2부였는데, '청소하려고 유학갔니?', '왜 그 일을 하나요?' 등 물음으로 끝나는 제목이 내가 저자의 상황이 된 것 처럼 뜨끔뜨끔했다. 그리고 플로리스트라는 직업에 대해서 생각해보기도 했다. 겉보기엔 우아하고 항상 꽃과 함께하는 직업이다 보니 좋아보이기만 했는데, 하루의 반절이 청소이고, 진상고객에 무거운 짐을 나르는 일까지, 생각보다 힘든 업무가 많다는 것을 알았다. 이외에도 저자의 병원일기,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 등이 담겼다.
책은 감성적이고 예쁘다. 저자의 글은 솔직하고 자신의 상처를 가감없이 들어내며 날카롭고 담담하다. 전반적으로 우울하지만 누구에게나 있을 어두운 모습을 공유하는 것 같아 공감되고 동지애로 위로가 된다. 저자는 플로리스트로서 종종 슬퍼하는 누군가에게 꽃을 선물하곤 하는데, 이 책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내보이면서 늘 좋지만은 않은 삶에 예쁜 꽃을 선물해 주는 것 같아 따뜻함이 전해온 책이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