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떠나면 고맙다고 말하세요
켈리 함스 지음, 허선영 옮김 / 스몰빅아트 / 2021년 8월
평점 :
절판


'왜 남편이 떠나면 고맙다고 말하라는 거지?' 라는 물음과,

난 누군가의 아내이기도 하니까 통쾌한 공감을 하려나? 하는 기대감으로 읽은 책이다.

'남편이 떠나면 고맙다고 말하세요'의 

8살 아들, 12살 딸과 아내를 두고 남편이 3년 전 홍콩으로 떠났다가 다시 돌아왔다. 남편 존은 다시 가정으로 오고싶어하고, 존과 아이들이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되면서 에이미에게 일주일이라는 개인적인 시간이 생긴다. 애들엄마로만 살던 에이미는 갑자기 생긴 일주일을 어떻게 보내는지, 일주일을 보낸 에이미가 어떤 심경의 변화가 있는지를 그린 소설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엄마인 에이미 시점에서 이야기한다. 에이미는 갑작스러운 존의 빈자리를 매꾸면서도 엄마의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하는 헌신적인 엄마로 나온다. 도서관 사서로 일하면서 유일한 취미도 독서인 이다. 에이미의 삶은 내 주변의 엄마들의 삶을 이야기하는 것처럼 흔해서, 갑자기 나만의 시간이 생긴다면 난 무엇을 할까? 자문하게 한다.

시간을 갖게 된 에이미는 낯선 남자와 원나잇을 하고, 트렌드에 맞는 새 옷을 입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싱글맘이 엄청나게 섹시하게 변신하는 과정을 담은 잡지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자신이 아이디어를 낸 유연도서 선집 프로그램을 사람들은 알아봐준다. 점점 새로운 곳의 생활을 즐기고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 것에 익숙해 질 무렵 에이미는 진짜 자신의 삶으로 돌아갈 것을 두려워하기도 하는 등 솔직하고 현실적인 감정변화를 잘 드러냈다.

'남편이 떠나면 고맙다고 말하라'는 책의 의도는 잘 알겠으나 나는 거절한다. 나는 집에서 오는 단단함과 평안함을 사랑한다. 비록 책이지만 에밀리의 일탈을 함께하면서 나도 속에 있던 무언가가 해소되는 느낌을 받았다. 어쩐지 엄마가 아닌 여자로서의 삶을 사는 에이미 바일러의 이야기에서 새롭고 좋았지만 의미가 없는 일 같아 보였고 되려 아이들과 함께 있는 엄마의 삶이 더 빛나보였다.

책은 전반적으로 유쾌하고 섬세하다. 응원을 하게 되고, 등장인물들에게 애정을 준다. 나는 누군가의 엄마는 아니지만 누군가의 아내의 입장에서 읽어서 그런지 초반에 에밀리가 남편에게 '조각난 지렁이만도 못하다'라고 했을 때 가장 힘차게 웃었다. 에밀리와 상황이 비슷한 엄마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좋아할 것 같다고 생각했고 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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