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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없는 살인자 ㅣ 파비안 리스크 시리즈 1
스테판 안헴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21년 6월
평점 :
많은 책들 사이에 넓은 두께감으로 존재감을 과시하던 책이다.
에서 오는 부담감에 과연 내가 이 책을 다 읽을 수 있을까?, 얼마나 걸릴까?, 재미가 없으면 힘겨운 싸움이 될 것만 같은 기분에 손이 잘 가지 않았던 책이었다. 사전에 줄거리를 알고 봐야 잘 읽을 수 있을 것 같아 다른 사람 후기를 봤더니 반나절만에 읽어버렸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어 나는 안심하고 책을 집었다.
는 고향으로 휴가 떠난 경찰 '파바안 리스크'의 동창들이 차례로 죽어나가면서 시작된다. 파바안 리스크는 수사사건에 도움을 주기 위해 수사팀에 참여하고, 범인과 피 말리는 두뇌 싸움을 벌이는 범죄 스릴러다.
인상적인 표지와 양손이 잘려 시체로 발견되는 장면이나 목이 잘려 나가는 장면은 있지만 순간순간일 뿐 징그러운 장면이 소설의 흐름에 있어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아니다. 범인이 누군지, 과거에 등장인물들 간에 무슨 감정이 오갔는지, 왜 그랬는지, 어떤 방법으로 했는지에 대한 호기심이 지배한다. 결말에 다다랐을 때 범인의 정체가 곧 제목에 힌트가 있음을 알고, 관심이 있어야 악플도 달린다는 말이 유독 생각났던 책이다.
주요인물인 경찰 파바안 리스크를 더불어 가해자와 피해자, 범인, 경찰까지 다양한 사람들의 시각에서 이야기가 흘러가고 시각이 변화를 독자가 눈치 체지 못할 만큼 흐름이 자연스럽다. 한 사건과 연결된 사람들의 시점으로 소설이 흘러가다 보니 각자의 속마음과 생각을 읽을 수 있어서 내용을 이해하기 좋았다. 흡입력이 대단하기에 정신없이 읽었다. 저자가 의도한 방향으로 나는 이끌려갈 수밖에 없었다. 다른 가설을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이야기는 촘촘하다. 벽돌처럼 두꺼운 책의 부담감을 해소할 만큼의 흥미진진했다.
학교폭력의 복수? 학교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길래??
저자는 연쇄살인범을 이야기하면서 을 이야기한다. 직접적인 학교폭력을 행사하던 친구들뿐만 아니라, 교사는 물론 반 전체 친구들이 모른 척 했다. 연쇄살인범이 한 명씩 죽여나갈 때마다 학창 시절 자신들이 대상 친구에게 직, 간접적으로 가했던 폭력들을 상기시키며 라는 질문을 통해 과거를 돌아보게 한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의 글을 처음 접해본다는 것과 그는 라는 것이다. 또한 소설 속에서 등장하는 지금까지 접해보지 못했던 독특한 이름에서 풍겨오는 냄새가 새로운 한 편, 긴 이름의 등장인물이 많아(누가 범인일지 몰라 잠시나온 등장인물까지) 공책에 적어놓고 보면서 읽어야만 했다. 학교폭력이나 연쇄살인범이 누굴까 궁금해하는 것 이외에도 덴마크 경찰과 스웨덴 경찰의 협업을 보는 재미, 수사하는 방법, 등장인물 각자의 사생활을 알게 되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긴 소설 끝엔 생각지도 못한 반전이 숨어있지만 크고 작은 다양한 이벤트에 지루한 부분이 없었고 전개가 빠르다. 긴장감이 흐르고 누가 범인일지 찾아보는 스릴을 즐기는 독자께 추천하고 싶다. 두꺼운 책에 겁먹지 말고 도전하시길.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