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히어로의 단식법
샘 J. 밀러 지음, 이윤진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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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 답지 않게 핑크색의 펑키한 느낌의 표지를 하다니 이게 무슨 일인가 싶다.

저자 샘 J. 밀러는 미국 출신 79년생 SF 작가로 '슈퍼히어로의 단식법'이 그의 첫 장편 데뷔작이다.

목차는 따로 없다. 법칙서의 번호에 따라 이어진다. 자살, 가정불화, 동성애와 거식증을 다룬 이야기지만 표지에서 오는 이미지처럼 소설은 꽤 유쾌하다. 책의 주인공인 맷. 처음부터 끝까지 맷의 시점에서 일기처럼 쓰였다. 특히나 매일 먹은 음식의 칼로리를 계산해서 보여주는 등 거식증의 하루하루를 기록한 내용을 보는 보는 재미도 있고 두꺼운 책임에도 불구하고 금세 읽을 수 있다.

맷의 엄마와 아빠는 이혼했고, 아빠와 누나는 집을 나가버렸다. 본인은 뚱뚱하고 못생겨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면서 같은 학교에 다니는 축구부 스타 남자를 짝사랑하기까지 하는 총체적 난국 상황이다. 맷은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는 삶 속에 유일하게 자기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건 몸뿐이라며 다이어트를 하는데, 이상하게 굶으면 굶을수록 보이지 않던 게 보이고, 들리지 않던 게 들리면서 초능력을 느낀다.

자살, 가정불화, 동성애와 거식증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굶을수록 초능력이 생긴다는 독특한 설정으로 유쾌하게 그려냈다. 하지만 어린 나이에 좋지 않은 상황들을 마주하고 담담히 이야기하는 맷의 모습을 보면서 맷과 같은 상황에 놓여있는 어린 친구들이 있을 거란 생각에 나는 소설이 현실적인 이야기로 다가왔다. 다행히 이 소설은 해피엔딩을 맞았지만 묵직한 여운이 남는다. 다양한 소재를 복합적으로 버무린 비빔밥 같은 책.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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