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게 살아온 거야 오늘도 애쓴 너라서 - 당신을 위한 퇴근 편지
조유일 지음 / 모모북스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이가 들수록 인스타그램과 카카오톡 목록에 '아는 지인'은 점점 많아지지만, 막상 위로가 필요할 때 거리낌 없이 연락하고 생각나는 사람은 어렸을 때 보다 현저히 줄었다. 아니, 없다. 다들 각자의 가정을 이루고 나와는 다른 상황에서 '잘'살고 있는 SNS 사진을 보고 있자면 더욱더 자존감만 주저앉는다. 어릴 적 감정을 나누었던 친구들은 이제 나와는 다른 환경에서 살고 있는 사람이라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어떤 상황에 처해 있어도 공감을 받고 진실한 위로가 되지 못할 거라는 막연한 겁은 지레짐작 때문일까

그럴 때 이 책이 필요한 것 같다. 뭐라도 기대고 싶을 때, 퇴근길에나 카페에 갔을 때나 잠들기 전이나 아무 때나. 오롯이 나를 위한 편지를 보내는 책이다.

한꺼번에 읽기보다는 천천히 필요할 때마다 읽는 것을 추천한다. 처음부터 읽을 필요 없고 목차에 있는 제목 따라, 계절 따라 왠지 끌리는 페이지를 열어 읽어본다. 목차를 보고 있자니 짧은 단어 위로 퍼지는 잔잔한 물결이 느껴진다. 한국어에는 이렇게 서정적이고 예쁜 단어들이 많이 있구나 생각나게 한다. 책 속에 '반 어른'이라는 편지가 있다. 아마도 요즘 내가 가장 무겁게 느끼는 단어라서 유독 눈길이 갔다. "책임을 짊고 싶지 않은, 억지를 덮어쓴 아이가 됐다."라는 구절이 내 마음을 뭉클하게 하고 눈이 시큰하다. 이런 말이 듣고 싶었나? '무겁다'라는 생각이 자꾸 드는 요즘이다.

'괜찮게 살아온 거야 오늘도 애쓴 너라서'를 읽으며 위로를 받았다. 위로를 받다 보니 어디서부터 내 마음이 힘들었는지 유추해보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원인과 결과를 알아간다. 위로라는 것은 이토록 단순한데 왜 그렇게 어렵게 느껴지는 걸까. 편지 하나를 읽고 깊게 생각하고, 또 편지 하나를 읽고 여러 사람들을 생각난다. 편지들이 생각보다 마음속 깊게 들어온다. 또 나이 들어 이 책의 편지를 읽어보면 또 다른 생각이 들겠지.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