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
이어령 지음 / 열림원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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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는 고(故) 이민아 목사의 9주기를 맞아 개정판으로 새롭게 출간한 책이다. 이전 책과는 다르게 시들이 빠지고 따뜻한 그림이 들어가고 전부 편지글로만 구성되어 있다. 약 10년 전 딸을 먼저 보낸 아버지 이어령 교수의 산문집으로 1부와 2부로 나뉘었는데 1부에서는 아버지가 떠나간 딸에게 전하는 말이, 2부에는 딸과 생전에 주고받은 편지들이 담겼다.

읽기 전에 상당히 슬프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자식을 먼저 잃은 아버지의 글에는 네가 결혼하던 날, 딸이 아이를 낳을 때, 너의 마지막 밤 등 딸과 함께한 온통 사소하지만 특별한 순간들을 읽고 있으니 코가 시큰하고 눈시울이 여러 번 붉어졌다. 좀처럼 이해하기 어려운 감정, 모성애와는 다른 짙고 무거운 부성애를 느낄 수 있었다. 나도 책을 읽으면서 아빠 생각이 많이 나고 어릴 적 함께했던 추억들이 생각났다. 행복한 순간을 떠올리면 아빠에게 자전거를 배울 때, 생일파티를 해줄 때, 야구 경기를 보러 갔을 때처럼 생각보다 소소하고 사소한 장면들이 떠오른다. 학교를 다니고 직장을 다니고 결혼을 하면서 아빠랑 함께한 시간이 확연히 줄었다는 게 유난히 실감 난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며 표현하고 많은 시간을 함께하지 않고 가까이 있다는 이유로 매번 후 순위로 밀린다. 존재만으로도 삶의 이유가 되는 가족에게 집중해야 된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자녀를 먼저 보낸 부모에게 아무리 가까운 사이가 위로를 전하는 것보다 자기와 같은 일을 겪은 사람의 말이 더 많은 위로가 된다고 한다. 지금, 병마와 함께 싸우는 가족을 둔 이들에게는 공감과 위로를 주고, 가족의 소중함과 있을 때 잘하자는 시간의 경고를 던지는 책이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오고 언제 죽을지도 알 수 없이 가까이 있지만, 내 일이 아닌 듯 낯설고 멀게만 느껴진다. '우리의 이별은 또 새로운 만남이 될 것이기에'라는 말로 우리는 죽음에 맞서 애써 위로한다.


- 이 서평은 컬처블룸리뷰단으로부터 리뷰단 모집에 선정되어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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