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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떠나온 아침과 저녁
한수산 지음 / &(앤드) / 2021년 3월
평점 :
파스텔 핑크 계열의 분위기 있는 표지는 젊은 여성작가가 쓴 에세이 느낌이 났다. 표지가 예뻐서 한참을 바라보기도 했다. 막상 책날개를 열어보니 저자 한수산은 나이가 지긋한? 남자분이어서 속았다는 느낌보다는 신선하고 놀라웠다. 나의 고정관념이 또 발동한 것이다.
'우리가 떠나온 아침과 저녁'은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의 한 구절을 인용한 제목이라고 한다.
책 속에는 한수산 작가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탔을 때를 회상하면서 시작한다.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작가의 현재 삶, 가족에 대해, 선생님들, 나무와 같은 작은 생명들과 모든 것들에 대해 담았다. 내가 아는 모든 것은 그것을 사랑했기에 알게 된 것들인가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책을 읽는 내내 한수산 작가가 사랑했던 사람들이 등장하면서 나는 나를 지나쳤던 인연들과 애정 하는 사람들이 떠올라 소설을 읽는 내내 나의 추억과 함께했다. 뜻밖에도 내가 애정을 쏟았던 작물들까지 범위를 넓혀 생각하자니 뜻밖에 초등학교 5-6학년 때 담임선생님이 참 많이 생각났다. 잊고 살았지만 항상 마음속에는 고마운 마음이 드는 분이다. 그 시절, 그 촌에서 영어를 알려주시던 선생님이다. 크고 생각해 보니 단소는 아팠지만 진심으로 아이들을 교육한 유일한 분이 아닐까 생각했다. 나도 한수산 작가님처럼 선생님과의 인연을 계속 이어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쩐지 문체는 담백하다기보단 시를 읽 듯 감정이 세심하고 풍요롭다. 한수산 작가를 문체 미학의 대가라고 불리는 이유를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한수산의 이야기를 읽으면 독자의 지난날에 대해 생각이 많이 나고 많아지는 책이다. 급하게 읽기보다는 여유로운 나날에 읽으면 좋을 듯싶다.
- 이 서평은 컬처블룸서평단으로부터 서평단 모집에 선정되어 제공받아 작성되었으나 읽고 싶어서 신청하였고 솔직히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