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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갇히다 - 책과 서점에 관한 SF 앤솔러지
김성일 외 지음 / 구픽 / 2021년 1월
평점 :
'책에 갇히다'라는 한국 SF 단편소설집으로 김성일, 천선란, 전혜진, 이지연, 이경희, 오승현, 송경아, 문녹주 총 8명의 작가가 참여하여 발간한 책이다. 작가 모두 한국의 SF의 부흥을 이끌고 있는 작가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유망하고 많은 작가들이 한 가지 주재로 한 권의 책을 냈다는 것은 독자들에게 참 뷔페와 같은 행운이 아닐까 싶다.(이 책에서는 '책'을 주제로 단편이 실렸다) 작가의 스타일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 수 있고, 자기에게 맞는 글을 쓰는 작가를 가려내기 좋기 때문이다. 난 원래 SF 소설을 좋아하는 편인데 아무래도 한국에서의 SF 소설은 이제 막 피어나려 하는 꽃망울이 연상된다. 그래서 사실 8명 중 기존에 알고 있던 작가는 없음은 물론이요 읽었던 책도 없는 나에게 이 책은 정말 행운과 같았다.
가장 좋았던 단편을 꼽자면 문녹주 작가의 금서의 계승자이다. 목질 분해 바이러스로 나무가 멸종된 미래를 그린 소설이다. 식물 관련 자격증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동.식물에 호기심이 많아 식물계에 일어난 재앙을 다룬 '금서의 계승자'가 유독 맘에 들었다. 실제로 그가 쓴 소설은 SF지만 정말 나는 먼 훗날 '나무 위기' 나무가 사라지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한다. 최애 영화인 인터스텔라도 나중엔 공기가 오염되고 자라날 수 있는 건 오직 옥수수뿐이며 자욱한 미세먼지로 지구는 멸망해가고 있지 않았던가? 그래서 나는 진심을 다해 이 SF소설 금서의 계승자를 보았다.
'책'을 주제로 이토록 다양한 관점의 SF소설이 접한 것도 행운이었으며, 다양한 작가들을 만나보는 시간이었기에 더더욱 값진 책이 아닐까 싶다. 외서를 많이 접하는 요즘, 한국인이 쓴 소설을 볼 때면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조금이나마 더 애정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 이 서평은 몽실서평단으로부터 서평단 모집에 선정되어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