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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 제작자들
요아브 블룸 지음, 강동혁 옮김 / 푸른숲 / 2020년 10월
평점 :
이스라엘의 베스트셀러 작가 요아브 블룸의 장편소설.
살면서, 이스라엘 작가의 책은 처음 읽어봐서 뭔가 이스라엘 냄새가 날 것만 같았지만 그렇지 않았다. 누구라도 상상해봤을 '우연을 제작하는 사람들'이라는 주제로 어렵지 않게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이 책의 주요 등장인물이 우연 제작자들이다. 우연 제작자들은 비밀 요원으로 임무는 연인들을 맺어주고, 누군가의 세계관을 바꾼다던가, 가족을 한데 모으거나, 원수들을 화해시키고, 예술 작품이나 새로운 통찰력, 혁신적인 과학적 발견으로 이어질 영감의 씨앗을 뿌리는 등의 임무들을 수행한다. 1분 1초 단위로 사람들 삶 속에 들어가 우연을 설계하고 조작한다. 예시들을 보면 알겠지만 나쁜 일들을 하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의문이 들었다. 왜? 우연 제작자들을 만들어서 굳이 왜 그런 우연들을 만들어야 되는지, 어디서부터 우연을 만들어 내는 한계에 대한 설명이 부족해서 아쉬웠다.
나는 인연을 믿으면서 믿지 않는다. 사람들은 정해진 삶을 사는 걸까 아니면 매 순간 오롯이 자신의 선택으로 삶을 살아가는 걸까? 우연 제작자들이 가공한 우연들로 한 사람의 삶에 영향을 끼친다면 그게 과연 삶을 살아가는데 무슨 의미가 있을까? 누구나 한 번쯤 상상해 봤을 내용을 소설로 담았고, 자기가 주체가 되지 않는 삶의 의미에 대해, 우리는 왜 존재하고 왜 열심히 사는가 나아가 죽으면 어떻게 되는 건지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1998년 영화 짐 캐리 주연의 트루먼 쇼를 본 듯한 책이었다.
나비효과, 우연 제작자가 있다면 어떤 식으로 우연을 조작하는지와 그 끝의 로맨스까지 읽어 볼 수 있다. 목차를 보면 우연 제작들의 스킬과 과정에 대해 많이 나올 것만 같았는데 막상 내용은 우연 제작자들의 사생활과 사랑 이야기로 흘러 약간 당황스러웠다. 역시 베스트 소설이 되려면 로맨스가 빠지면 안 되는 것일까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