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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하버드까지 (10만 부 기념 스페셜 에디션) - 나의 생존과 용서, 배움에 관한 기록
리즈 머리 지음, 정해영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10월
평점 :
작가 리즈 머리
1980년 뉴욕 빈민가에서 태어났다.(지금은 40세)
마약중독자인 부모 사이에서 자란 그녀는 어머니가 에이즈에 걸린 후 가족이 해체되고 거리에 나앉게 된다. 거리를 배회하는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다 지친 그녀는 대안학교에 입학하고 뉴욕타임스의 장학금을 받고 하버드 대학을 졸업한다. 지금 그녀는 남편, 두 아이와 함께 뉴욕에 살며, 대학에서 심리학을 공부하고 있다. 연설과 워크숍을 개최하고 있으며 집 없는 청소년들을 위한 미국 최초의 학교 브룸 스트리트 아카데미의 창립 멤버이기도 하다.
정말 특별한 사연과 특별한 사람이 아니고서야 길거리 생활 빈민가에서 어떻게 하버드까지 갔을까 싶어 보게 된 책이다. 미국은 빈부격차가 심각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막상 빈민가의 상황을 적나라하게 볼 수 있는 경험이었고 읽는 내내 리즈 머리의 좋지 않은 상황에 마음이 쓰였다. 특히, 엄마의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어린 리즈 머리의 행동들은 정말 마음이 아팠다.
대학생까지의 그녀의 인생은 너무도 많은 일들로 꽉꽉 채워져 있다.
그녀의 인생을 따라간 지난 일주일간 많은 부분에서 많은 감정을 느꼈다. 아이들이 며칠씩 굶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 보조금을 마약으로 탕진하는 부모이지만 아이들에게 믿음과 사랑을 주는 모순에 답답했고 '부모'라는 이름에 대해 많은 의문과 고민이 들었다. 교육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꼈고 미국 시민들의 특유의 기부문화가 흥미로웠다.
리즈 머리에겐 그 와중에 다행인 상황들이 많았다. 나는 리즈 머리가 그저 여러모로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쓰레기를 뒤지는 아버지이지만 책을 가까이하도록 해주었고, 마약 하는 부모님이지만 아낌없는 믿음과 사랑을 주었고, 집세는 내주지 않지만 며칠씩 집에서 머물 수 있게 도와주는 여러 친구들이 있었고, 예비학교에서의 좋은 선생님들, 적절한 시기의 뉴욕타임스의 장학금의 기회. 사정을 알고 도와주는 사람들의 도움 따위와 리즈 머리 본인 또한 세상을 볼 줄 아는 눈과 똑똑한 머리가 있어서 다행이다고 생각했다. 도움받은 만큼 베풀고 살기를 바란다.
글솜씨가 좋아 그녀의 시선에 속에 나 자신을 세워놓듯이 읽는 내내 흠뻑 빠져 있었다. 놀라운 삶을 책으로나마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돼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