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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는 현대 철학 - 아들러, 라캉, 마사 누스바움… 26인의 사상가와 함께하는 첫 번째 현대 철학 수업
안광복 지음 / 어크로스 / 2023년 3월
평점 :

저자 안광복이 근무하는 서울 중동고등학교 학생들이 부럽다. 철학 시간에 생생한 말과 표정으로 이 책에서 설명했던 철학이야기를 바로 코앞에서 들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물론 시험을 본다거나 어려운 질문을 받는 건 고려하지 않은 상상이지만... 19세기와 20세기에 걸쳐 생존했던, 우리가 한 번쯤은 들어본 철학자, 혹은 사상가도 있고 물론 처음 들어본 이름도 있다. 헤겔, 푸코, 프로이트, 야스퍼스 등등 간략하게 그들의 철학과 사상을 고등학생들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난이도로 설명해주고 있다. 짧지만 핵심은 머리에 들어온다. (와! 서양철학이 이렇게 이해가 쉬워도 괜찮은 걸까?) 또한 폴라니, 그람시, 네그리와 하트 등은 처음 들어 본 사람들인데 그들의 임팩트는 대단한다. 특히 칼 폴라니의 이야기는 충격적이다. 경제학자로서 그가 외치는 개인과 시장에 대한 비판은 그를 더욱 알고 싶어지게 만들었다.
"기사騎士의 삶을 이끌어가는 동기는 용기다. 성직자에게는 경건함이, 기술자에게는 자부심이 삶을 지탱하는 힘이다. 마찬가지로 이익은 상인들에게 고유한 삶의 동기다. 이익이라는 동기를 모든 사람의 삶에 보편적인 것으로 만들려는 생각 따위는 우리 조상들의 머리에 한 번도 떠오른 적이 없었다. 19세기 절반 가까이에 이르기까지 시장은 언제나 사회의 주변부에 머물렀다."
저자는 말미에 이렇게 말한다. "철학은 결국 시대의 산물이다. 철학의 위대함은 그 시대의 문제를 정확히 진단하고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데 있다."
철학은 멀리 있지 않다. 오히려 자신에게 무기가 될 수 있다. 일상을 파헤치면 작은 심지라도 하나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그것을 철학이라 부르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