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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당신이 원했던 세계사를 흔든 패전사 이야기 - 유튜브 채널 패전사가 들려주는 승리 뒤에 감춰진 25가지 전쟁 세계사 ㅣ 어쩌면 당신이 원했던 시리즈
윤영범 지음 / 북스고 / 2023년 3월
평점 :

전쟁영화를 좋아하고 전쟁사를 일부러 찾아 읽는 소위 밀덕에게는 혹하는 책 제목이 아닐 수 없다. 제대한 지 수십년이 지났지만 어쩌다 술자리에서 군대 이야기가 나오면 연신 침방울을 튕기고, 쇼핑몰에서 군용수통을 검색해 보기도 한다. 괜시리 스트레스 받는 날에는 빵빵하게 우퍼사운드를 켜고 전쟁영화를 보면 기분이 좀 나아진다. 남한 인구의 절반이 소총을 다룰 줄 아는 나라, 다름아닌 대한민국의 밀덕들 모습일것이다.
이 책은 대부분 20세기 초반 현대전의 모습을 담았다. 잘 알려진 전투도 있고 덜 알려진 장면도 있다. 가장 언급이 많이 언급되는 전쟁은 단연코 제2차 세계대전이다. 현대적인 무기가 출현했고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전세계가 전쟁의 포연으로 뒤덮인 20세기 최대의 전쟁이면서 거기서 파생된 과학, 문화, 예술, 사상의 영향력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하필 패전사일까?
전쟁사의 범주가 승전사와 패전사로 나뉠 수 있을까? 물론 학자에 따라, 혹은 국가적으로 승전과 패전에 대한 기록을 남기는 것은 미래를 대비한 건설적인 활동이라 할 수도 있겠다. 승패를 분석하고 반성하는 것은 승자와 패자 모두 미래를 위한 아주 유익한 행동일테니까. 조선시대 징비록을 기술하여 패배의 아픔을 미래유산의 성과로 남기고자한 서애 유성룡은 얼마나 미래지향적인 인물인가?
저자는 뼈속까지 밀덕임에 틀림없다. 디자인 공부를 한 사람이 유튜브에서 패전사 채널을 운영하고 책까지 썼으니 말이다. 패전사의 미시사는 현대전만 해도 엄청난 컨텐츠인게 분명하다 하지만 여력이 된다면 근대이전 세계의 전쟁도 다뤄본다면 무궁무진한 밀덕의 호기심을 채울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