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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거닐다 - 숨어 있는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산책길 34곳
박여진 지음, 백홍기 사진 / 마음의숲 / 2021년 10월
평점 :
오직 길을 걸은 후에야 만들어지는 이 담요들이 우리 삶 어딘가에 켜켜이 쌓여 있다.
모든 담요는 미완이다.
실이 엉킨 곳도 있고 색이 바랜 곳도 있다.
세상에는 사라지는 것들이 있다.
당신의 눈꺼플 위로 부서지던 오후 5시40분의 햇날,빈난한 이의 가슴을 기웃거리던 희망,푸르고 고달팠던 젊은 시절.
걸음과 걸음 사이 공백에서 삼켜버린 말들,
비화가야,비사벌,열여섯의 송현이..
내 눈길을 가장 사로잡은 곳은 가면 전시관이었다.
하얀 벽 가득 죽음,기쁨,절망,슬픔,괴로움 등의 표정을 지은 멕시코 전통 가면들이 걸려 있었다.
토토낙 원주민들이 하나뿐인 자신의 영혼에서 해방되어 다른 영혼들과 만나게 된다는 믿음으로
만든 가면,젊은이와 노인의 얼굴,사후의 모습이 겹겹이 담긴 마야 문명의 틀라틸코가면 등 생경하고 신비로운 표정들이 벽면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백이 언 강에서 작은 돌 하나를 던지자 돌과 얼음이 마찰하며 묘한 공명음을 냈다.
다시 길을 시작하기로 했다.
다리는 사라졌어도 길은 사라지지 않았기에..
걸을 수 있는 길이 아직 남았기에.
책이 정말 좋습니다.
글과 그림이 편안하게 되어 있어서 힐링이 됩니다.
http//cafe.naver.com/jhcomm/13279
#에세이#슬슬거닐다#박여진#마음의숲#리뷰어스클럽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