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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시를 쓰세요, 나는 고양이 밥을 줄 테니
박지웅 지음 / 마음의숲 / 2020년 11월
평점 :
저자 박지웅님은 부산 한옥 다락방에서 고양이를 키우면서 김승희,한하운,전혜린 같은 시인과 작가들의 시집과 책을 읽었다.특히 김승희 시인의 '외손을 위한 협주곡'은 큰 위안을 주었다.
내게 시는 본질적인,온전한 존재로의 복귀와 염원이었다.왕래가 단절되었던 왼손과 오른손이 서로를 맞잡음으로써 일어난 치유 행위였고,왼손에서 출발해 오른손으로 도착하는 노래였다.시는 그렇게 내 삶의 '오래돈 미래'로 자리 잡았다.
생로병사의 과정을 단 1초도 피할 수 없이 고스란히 겪어 내야 하는 우리 삶이란 불행 없이는 울리지 않는 악기요,말할 수 없는 것을 모아 만질 수 없는 것을 만드는 고독한 시공이다.
내 시들이 내가 잃어버린 것과,앞으로 다가 올 미래와 소통하기를,미래를 향해 띄우는 이 서툰 질문을 통해 더 나은 삶으로 나가가기를.
해로운 바이러스가 아니라 흙을 회복시키는 뿌리혹박테리아 같은 발효균의 삶을 살기를.
그리고 또 바란다.
어느 먼 훗날 기와지붕에 앉아 흰 분홍빛 면사포를 쓴,나만의 오월의 신부를 다시 만날 수 있기를.
천릿길도 한 걸음부터라니 지금이라도 낮고 아름다운 바닥들을 내 안에 불러들여 보듬는다면,우리가 놓쳐버린 그 '곁'을 찾을 수 있다.내게 있어 시와 고양이가 삶의 바닥과 곁이듯,저마다 삶과 꿈을 지지하고 지탱하는 곁과 바닥은 다르다.
곁과 바닥우 늘 가까운 곳에 있다
우리가 멀어졌을 뿐이다.
"당신은 시를 쓰세요,나는 고양이 밥을 준 테니".
아버지께서 떠난 부재로 인한 아버지의 사랑을 알게된 글에서는 가슴 뭉클 했고 아버지에게 딱 한 번 사랑한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한 시간 뒤에 죽은 귀에 대고,아버지는 그 말을 들었을까? 라고 마무리 짓습니다.
#에세이 #당신은시를쓰세요나는고양이밥을줄테니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