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 퇴마사, 경성의 사라진 아이들 - 한정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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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54 “알아보긴 하겠지만, 저렇게 구걸하고 다니는 아이들 중 하나 잡아간다고 티도 안 날 테니, 이게 모두 식민지 조선의 비애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내 말이 그 말이오. 먹을 것 없어 떠돌고, 왜놈들 등쌀에 아비 도 어미도 죽고, 그러다가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지는 아이들이 한둘이겠냐, 이 말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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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퇴마사, 경성의 사라진 아이들은 1933년 경성을 배경으로, 어둠 속에서 은밀히 일어나는 사건과 그것을 목격한 한 소녀의 이야기를 정교하게 직조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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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채령은 어느 날부터 ‘차갑고 섬뜩한 것’을 보게 되면서, 청계천 일대에서 벌어지는 아동 실종 사건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된다. 작가는 퇴마라는 판타지적 요소를 통해 단순한 미스터리를 넘어, 잃어버린 존재를 향한 기억과 애도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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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의 좁은 골목과 물비린내 나는 청계천, 그리고 그 속을 배회하는 기이한 존재들이 하나의 시각적 풍경처럼 그려져, 읽는 동안 마치 과거로 걸어 들어간 듯한 몰입감을 주는데 특히 시대의 공기 속에 스며 있는 억압과 불안이 인물들의 감정선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단순한 오컬트를 넘어선 역사적 울림을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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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령의 시선은 끝내 공포에만 머물지 않는다. 사라진 이들을 기억하고, 그 진실을 드러내려는 결단은 이 작품을 성장 서사로 견인한다. 그것은 동시에 시대가 부여한 무게를 이겨내려는 인간의 의지이자, 살아남은 자의 책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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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퇴마사, 경성의 사라진 아이들은 한국적 정서와 전통신앙, 역사적 사실이 어우러진 드문 오컬트 소설로, 독자에게 서늘한 긴장과 함께 오래도록 남는 여운을 선사한다.
최근 넷플릭스의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비롯해 퇴마·오컬트 장르가 주목받는 흐름 속에서, 이 작품은 한층 더 한국적인 색채와 시대적 무게감을 담아내며 장르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기 때문에 꼭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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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가제본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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