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에 대하여 달달북다 8
백온유 지음 / 북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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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 달달 서포터즈 3기]
2️⃣정원에 대하여

p.9 정원이 떠나던 그날, 우리는 옥상에서 만났다.
그 애는 내게 “사실 나도 너를 좋아했어"라고 말했다. 나는 믿지 않았다. 좋아하는 마음은 어떻게든 티가 날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틀어막은 내 마음이 걸핏하면 빛이나 연기처럼 새어 나왔듯이.

p.70 우리는 고백하는 순간이 우리가 마주하는 마지막 시간이라는 것을 알았다. 왜 더 일찍 마음을 전하지 못했을까. 소중한 감정을 마치 하찮고 거북한 것인 양 감추기에 급급했다. 사랑이 비루하게 느껴졌던 이유는 우리를 둘러싼 세계가 비천해서였을까.

어느 날 은석의 집 비어있던 공간에 엄마의 여중여고시절 동창인 순미이모네가 들어와서 살게 되었다.
단출하게 챙겨 온 짐으로 세 모녀의 상황만을 짐작할 뿐.
하지만 아무리 여중여고를 같이 나온 동창이라지만 집주인 아들인 은석과 갑작스럽게 건물에 세 들 여 살게 된 딸 정원은 그 거리만큼이나 서로 가까워질 수는 없었다.
동창이라는 인연의 고리로 호의와 배려가 시작되었지만 시간이 흐르며 알게 모르게 서로 간의 미묘한 불편함으로 인해 옅어졌고, 그것은 결국 주변의 아이들에게까지 뻗어나간다.
정원과 은석은 딱 꼬집어 말은 못 했겠지만 어른들의 사정을 눈치채지 못할 만큼 어리숙하지는 않다.

정원을 향한 은석의 조심스러운 호감과 배려는 마찬가지로 은석에게 호감이 있었던 정원에게는 때로는 힘이 되기도, 때로는 좌절감을 주기도 했을 것이다.

정원이가 불쌍해서 보는 내내 정원이한테 얼마나 먹먹하고 애틋함을 느꼈는지 모른다. 떠나던 그날 꾹꾹 눌러 담았던 마음을 표현하고 떠난 정원에게 꽃길만 가득하길.

p.71 정원이 떠난 후에 나는 비로소 정원을 가꿀 수 있게 되었다. 가련하지 않은 정원, 취약하지 않은 정원, 향기로운 정원, 울창한 정원에 대하여.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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