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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 ㅣ 문학과지성 시인선 572
진은영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2년 8월
평점 :

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

저자 : 진은영
이화여자대학교 철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2000년 『문학과사회』 봄호에 시를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한국상담대학원대학교 문학상담 전공 교수로 가르치며 시를 쓰고 있다. 시집 『일곱 개의 단어로 된 사전』 『우리는 매일매일』 『훔쳐가는 노래』 『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를 냈고, 대산문학상, 현대문학상, 천상병 시문학상, 백석문학상 등을 받았다. 실비아 플라스의 소설 『메리 벤투라와 아홉 번째 왕국』을 우리말로 옮겼다.

시인의 말
Ⅰ. 사랑의 전문가
청혼
그러니까 시는
당신의 고향집에 와서
어울린다
사랑합니다
봄에 죽은 아이
모자
카살스
사랑의 전문가
조직생활자
파울 클레의 관찰 일기
생일
남아 있는 것들
종이
봄의 노란 유리 도미노를
Ⅱ. 한 아이에게
우주의 옷장 속에서
올랜도
그날 이후
뱀 이야기
단조로운 시
천칭자리 위에서 스무 살이 된 예은에게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에 대하여
빨간 풍선
나는 도망 중
아빠
언제나
봄여름가을겨울의 모놀로그
시인 만세
한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Ⅲ. 사실
봄여름가을겨울
월요일에 만나요
사실
스타바트 마테르
아뉴스데이, 새뮤얼 바버
일대기
죽은 마술사
라푼젤, K를 기다리다
방을 위한 엘레지
죽은 엄마가 아이에게
아르스 포에티카
쓰지 않은 것들
빨간 네잎클로버 들판
시를 쓰며 참고한 것들
해설
사랑과 하나인 것들: 저항, 치유, 예술 · 신형철

청혼
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
별들은 별들처럼 웅성거리고
여름에는 작은 은색 드럼을 치는 것처럼
네 손바닥을 두드리는 비를 줄게
과거에서 그랬듯 미래에게도 아첨하지 않을게

우주의 옷장 속에서
옷장 속에서 사랑을 했네
하늘의 흰 무릎이 내려와
땅의 더러운 무릎에 닿았네
간지러워 나무들은 재체기했네
가슴이 부끄러워 두 개의 언덕으로 솟아났네

봄여름가을겨울
작은 엽서처럼 네게로 갔다.
봉투도 비밀ㄷ 없이 전적으로 열린 채 오후의 장미처럼 벌어져 여름비가 내렸다.
나는 네 밑에 있다. 네가 쏟은 커피에 젖은 냅킨처럼 만개의 파란 전구가 마음에 켜진듯
가을이 왔다. 내 영혼은 잠옷 차림을 하고서 돌아다닌다.
맨홀 뚜껑 위에 쌓인 눈을 맨발로 밟으며
오랜만에 시를 읽게 되었습니다.
현대적인 느낌의 시로 여러 사물과 감정에 대한 표현이 섬세한 느낌입니다.
어둠이 내린 아늑한 도시 골목의 느낌도 나고 어릴 때 추억, 여러 일들의 영화를
보며 스쳐 지나간 과거를 연상하게 하는 구절이 많습니다.
계절이 바뀌는 이 때 시 한편 한편으로 젊은 시절의 그때의 마음으로
돌아간 느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