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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김승옥문학상 수상작품집
편혜영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9월
평점 :

2022 김승옥문학상 수상작품집

저자 : 편혜영
1972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예대 문예창작과와 한양대 국어국문학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200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며, 소설집 『아오이가든』, 『사육장 쪽으로』, 『저녁의 구애』, 『밤이 지나간다』, 『소년이로』, 그리고 『어쩌면 스무 번』 등이 있고, 장편소설 『재와 빨강』, 『서쪽 숲에 갔다』, 『선의 법칙』, 『홀The Hole』, 『죽은 자로 하여금』 등이 있다. 앤솔러지 『놀이터는 24시』에 「우리가 가는 곳」을 수록했다. 한국일보문학상, 이효석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젊은작가상, 동인문학상, 이상문학상, 현대문학상, 셜리 잭슨상, 김유정문학상, 제1회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현재 명지대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대상
편혜영 「포도밭 묘지」
작가노트 | 검은 포도의 맛
리뷰 | 운명의 수학(김화영)
김연수 「진주의 결말」
작가노트 | 달까지 걸어가는 사람처럼
리뷰 | 모든 이야기로부터의 자유(신형철)
김애란 「홈 파티」
작가노트 | 커튼콜
리뷰 | 진화하는 속물들과 신新 보이체크의 반격(강지희)
정한아 「일시적인 일탈」
작가노트 | 작업실의 유령
리뷰 | ‘아무도 원치 않는 이야기’의 강렬함(정홍수)
문지혁 「우리가 다리를 건널 때」
작가노트 | 언덕 위의 요새
리뷰 | 삶의 곳곳에 있는 균열(정영문)
백수린 「아주 환한 날들」
작가노트 | 마음을 들여다보는 일
리뷰 | 고요하고 존엄한(강영숙)
2022 김승옥문학상
- 김승옥문학상 취지
- 심사 경위 및 심사평

포도밭 묘지
얻어터지기 전에는 누구나 전략이 있는 법이다.
타이슨의 말이다. 타이슨에 대해서라면 한때 빼어난 권투선수라는 것 말고는 아는 바가 없었다.한오가 이 얘기를 해줬다. 한오는 아는게 많았다.
어찌나 많은지 타이슨이 어린 시절 새를 키운 것도 알았다.
애지중지 키운 새를 누군가 주였는데 타이슨이 처음으로 다른 사람을 향해
주먹을 날린 게 그때라고 했다.

한오의 책을 빌려가서는 잃어버려서였다.
윤주는 새 책을 사준다고 했지만 한오는 됐다고 했다.
그리고는 얼마간 계속 타이슨 얘기를 꺼냈다.
마지막으로 주먹을 날린 건 언제래?
이번에는 수영이 물었다.수영은 한오가 대답하지 못할 것을 묻는데 재미를 붙였다.

면접에서 늘 떨어졌다. 대게의 기업체 채용 기준에 포함된 용모단정이 걸림돌이 됐다. 수영이 키가 작고 피부가 안 좋고 뚱뚱하다는 얘기였다.
면접에서 계속 떨어지자 취업 담당 서ㄴ생은 수영을 보면 노골적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담임은 키는 마음대로 안되더라도 살은 마음만 먹으면 뺄 수 있지 않느냐며
우등생인 수영의 의지박약한 사람 취급했다.
워낙 모범생이어서 한 번도 선생님에게 싫은 소리를 들은 적 없던 수영은 충격을
받은 듯 했고 차차 말수가 줄었다.
이 책은 등단 후 10년이 넘은 작가들이 한해 동안 발표한 단편소설 가운데 뛰어난 7편을 선보이는 김승옥문학상 작품으로 7인의 수상작가의 소설이 있습니다.
편혜영의 포도밭 묘지는 1990년대 여상을 졸업한 네사람의 이야기로
‘용모단정’이라는 벽에 부딪혀 끝내 취업에 성공하지 못한 채로 수석졸업장을 받는 수영. 졸업 후 화자의 백화점에 취업하지만 백화점의 과한 규율과 통제방식에 끝내 퇴사를 하며, 몇 년째 공무원시험에 낙방하고 있다.
유일하게 대학교에 입학한 동기 한오는 은행에 취업하지만, 대졸 행원들에게 실적도 빼앗기고 승진도 늦는 각종 불이익을 당하고 그에 따른 자격지심에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해 직원 휴게실에서 과로사한다.
윤주는 대기업에 취직한 후 직장 상사들의 핀잔과 냉담함 속에서 유일하게 자신에게 따듯했던 13살 연상의 차장과 결혼을 한다. 결혼하면 회사를 그만둬도 좋다는 말에 도피하듯 결혼한 윤주는 한오의 죽음 이후 한오의 실적을 가로채 간다는 김대리에게 복수하려 은행에서 진상 민원을 부리다 업무방해죄로 고소를 당한다. 알고 보니 한오를 괴롭히던 김대리는 다른 곳으로 발령이 났었고, 다른 엉뚱한 김대리에게 분풀이를 했던 것을 알게 되었으며 심지어 남편에게 외도 의심까지 사고 만다. 한오의 기일에 만난 친구들은 윤주의 사연을 들으며 다 죽은 포도밭에 들어선다.
다소 격한 느낌의 소설이지만 학벌신분사회의 우리 시대의 청년들의 삶이
고스란이 담긴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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