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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얹힌 거야 - 담도암이 가르쳐 준 불행의 소화법
황영준 지음 / 위시라이프 / 2022년 11월
평점 :

마음이 얹힌 거야

저자 : 황영준
자기관리를 유난히도 못하던 직장인 남성이다. 한 직장에서 15년을 보내고 이제 반쯤 왔나 싶었던 2021년, 나이 마흔에 간내담도암을 진단받았다. 수술과 항암치료를 마치고 현재는 3개월마다 정기검진을 받으며,제발 암이 재발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블로그에 일기를 쓰고 있다. 따로 자격증은 없지만, 기회가 닿는 대로 건강을 부르짖는 암 예방 전도사라고 자처한다. 사랑하는 아내, 아들과 함께 살고 있다.

저자의 말
추천사
1. 간, 쓸개 다 내주다
뭐가 꼭 얹힌 거 같아
담즙이 거기서 왜 나와?
Cholangiocarcinoma 콜랑지오카시노마
미안하고, 살고는 싶고, 그런데 막막하고
막막한 중에도 기회의 창은 열렸다
어느 병원 침대에 누울지 선택은 나의 몫이었다
평온한 세상 위에서 나만 홀로 절박했다
뒤늦게 깨달은 슬픈 내력
왜 하필 나였을까
일단 싸워보자, 늘 그랬듯이
수술 전까지 뭐든 해보자. 다들 운동에 유기농 채식하고 그런다던데
배를 열고 닫기까지
제각각의 사연으로 총천연색으로 슬픈 곳
핏물보단 눈물이 더 자주 고였다
암을 받아들이는 과정에도 5단계가 있다고?
선고는 내려졌다. 아내가 옆에 있었다
다시 일상으로
블로그를 시작할 용기를 내기까지
2. 주저앉은 자리에서; 읽고 보고 생각하며
갑자기 찾아온 불행 앞에서, 생의 의미를 찾아
난 재수가 없었던 걸까, 이렇게 되고 말 운명이었던 걸까
잊히는 것, 기억해 주는 것
환자와 보호자, 그들의 눈물을 이해하기까지
살아남은 자의 고통
타인의 불행과 고통을 이해하기까지
그들은 암이 아니다
희생의 순간 뱉어낸 삶을 향한 언어
생의 의지가 희미해질 때면 후회 일기를 써보자
전쟁 속에서 건져낸, 살아내야 할 이유
살고는 싶은데, 막막하네
내게도 감정을 배울 시간이 필요하다
뿌리 내리고 싶은 열망은 아직 채워지지 않았다
새로운 삶의 입구를 찾아
외줄타기 같은 삶의 아슬아슬함에 대하여
몸은 아픈데, 먹고 살자니 일은 해야 하고. 다른 방법 없을까?
반인분만 주세요
돌아가고 싶은 세대, 지금이 행복한 세대
내게 용기를 준 싸움의 기록들
그의 웃음이 남겨준 숙제
나의 죽음에 대한 물음은 반납하기 어려웠다
밖으로만 향했던 시선을 내면으로 돌리는 연습
하루하루를 써 나갈 용기를 준 투병기
항암에 지친 여름의 벗, 올림픽
58세의 현역 올림픽 탁구선수가 남긴 울림
진정한 올림픽 정신, 조구함 선수의 벌러덩
안간힘이 일상화된 세상
스피드와 격투의 혼종, 쇼트트랙을 보는 것은 언제나 힘들다
덕수궁 설경 위에서 봄을 기다리며; 박수근 展 관람기
3. 일어나 걸으며; 길 위의 성찰
일단 걸어보자
비장한 발걸음들과의 만남
걷는 사람, 하정우를 읽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미세먼지가 오나
걸음은 빠르게, 삶은 느리게
신발 끈을 다시 조여본다
분노
먹놀잠과 어리광
참을 수 없는 소음이 육박해 오는 밤
인간의 진실한 얼굴은 무엇일까
우리들의 30대
만남과 이별
알던 사람을 새롭게 다시 만나는 행운
색장정미소에서 느낀 떠남의 한 방식
세대를 오가는 만남의 힘
이별을 생각하니 만남이 각별하다
몸에 좋은 사회적 이종교배
누군가 널 위해 기도하네
주말 낮의 로드무비
가보지 못한 그의 장례식을 생각하며
약을 먹어볼까
항암제 젤로다의 부작용; 무기력
하루 한 알, 진심
세포독성 항암제는 암 말고 성격도 고치더라
변화가 시작되었다
가사 노동 중 단상, 조금 둔감해지자
흘러가는 오후의 행복
산낙지를 씹던 올드보이처럼
사는 게 숨이 찰 때, 도망쳐라
먹고 자고, 몸과 마음의 유물론
인간의 앞과 뒤
오늘 뭐 먹지?
걸으면서 뭐 듣지?
감정의 순환과 배출에 관하여
배터리가 1% 남았습니다. 시스템이 곧 종료됩……
주위를 둘러보니
내가 편하면 다른 누군가가 고생하고 있다는 증거
제자리에 갇혀, 누군가에게 가 닿고 싶은 하루
쓸쓸한 겨울, 사람들이 떨어지고 있다. 사람 좀 그만 갈아 넣어!
서로의 경계를 지켜주는 예의를 생각하다
미용실에서 만났던 샴푸의 요정에게
비련의 주인공은 이제 그만
장례식에서 느낀 이상한 우월감
Cholangiocarcinoma. 벌써 1년
정든 책을 정리하며, 젊은 날과 이별하기
고맙다. 덕분에 피해의식이 이제 좀 지겨워졌다
4. 아들, 사위, 남편 그리고 아빠
누군가의 아들, 그리고 사위
부모님, 미안하지만 이젠 그만 미안할게요
장인어른 장모님 사랑합니다
늦은 칠순 잔치와 식탁 위의 시간여행
혁이아빠의 육아일기
어린이날, 그 어린이가 아비가 되어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은 왜 붙어 있을까?
아비와 아들 사이에 적절한 거리는 얼마일까
삶이 원래 민폐고 실례야
아들의 눈물, 애비라는 미련한 존재
당신은 나의 동반자
아내와는 마주보자
바람은 늘 불겠지만, 우리는
당신으로 말미암은 행복
에필로그

뭐가 꼭 얹힌 것 같아
갑작스러운 일이었다.
2021년 1월 말 나는 전주로 향하고 있었다.
직장에서 1년간 전주로 파견근무를 가려고 했다.
하던 일이며 함께 고생하던 동료들이 마음에 걸렸지만 좌천도 아니고 승진해도
가는 길이니 선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자정을 넘겨 돌아와 침대로 기어들어가려고 잠든 가족을 깨우기 싫어 거실
안락의자에서 잠드는 나날들이 고되기도 했다.

난 재수가 없었던 걸까
이렇게 되고 말 운명이었던 걸까
다시는 권여선 소설을 읽지 않기로 했다.
아니 10년 뒤쯤 내가 이 덫에서 완전히 기어 나왔다고 여길 때쯤 다시 잡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삶에서 마주하는 불행과 고통 그리고 삶이 떠나간 뒤 남겨진 자의
몫까지 권여선이 그려낸 모든 활자가 나를 송곳처럼 후펴 팠다.
권여선의 자장 안으로 들어가 있는 동안 정신을 다 잡기가 어려웠다.

비장한 발걸음들과의 만남
만보 걷기, 황사, 미세먼지, 비가 없다면 매일 하는 의식이다.
참, 항암의 마력이 몸의 기력을 다 잡아먹는 날도 쉬는구나
그래도 수술 마치고 지금까지 그럭저럭 두 달을 유지하고 있다.
병이 찾아오기 전에도 하루 몇 보 걸었는지 신경 쓰기는 했다.
하지만 대개 출퇴근과 점심식사 시간에 채웠다
이 책은 간내담도암 진단을 받고 수술, 항암 치료를 마친 저자의
이야기입니다.
40대에 집안의 유전적인 원인인듯하지만 암이 빨리 찾아왔는데
그 현실을 책으로 자세 히 알려주는 책이라 사뭇 걱정반 내용궁금한
반으로 읽게 되었습니다.
암을 이기는 과정이 힘들지만 우리 주위에 누구나 암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겠습니다.
마냥 열심히 살지 말고 일단 쉬자는 류의 담론이 조금은 불편했던
40대 남성 직장인이 담도암이란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고서
어떤 이들에게는 쉬자는 게 실은 살자는 얘기였다는 것을 깨닫는다.
젋다고 아직 연료가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멈추어섰다.
나도 암이 걸리면 이런 심정일까 생각해 보게 됩니다.
다행이 내 주위에는 암으로 사망한 사람이 없어서 이또한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읽습니다.
부계에서는 특히 간이 문제였다. 가난이 강제한 혹독한 삶은 유독 간을 파 먹었다.
한 세대 전 어르신들은 청소업을 영위하며 사용한 독한 약품에 힘든 일을 마치고
넘기는 한잔 소주에 간을 쪼였다. 지금 내 나이에 돌아가셨기에 뵐 기회도
없었던 큰아버지도 간에 암이 있었다.
부모님이 암이 있어서 유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한 바탕 함께 울고 나서 간곡히 부탁했다.
벗어나기 힘든 그 취약한 유전을 나누어 가진 형에게 나처럼 늦기 전에
살피라고 형도 고혈압에 당뇨 초기에 진입한 상태였다.
가족의 암이라는 위험속에 있는듯 합니다.
사람마다 제각기 방법은 다르겠지만 생에 대한 의지와 강렬한 기세는
어떤 도덕적인 목표보다 권력욕, 성욕, 재물욕 같은 구체적인 욕망에
터를 잡을 때 분명하게 모습을 드러내는 것 같다.
암치료를 위하여 재발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읽었습니다.
암극복을 위하여 응원합니다.
위시라이프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마음이얹힌거야 #위시라이프 #에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