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 소녀
박정윤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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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가 화자인 소설들을 좋아한다. 애처로우면서도 꿈결같은 소녀만의 독특한 느낌이 마음에 들기 때문이다. 박정윤 작가의 전작 프린세스 바리도 그런 면에서 꽤 만족스럽게 읽었다. 이번에 단편 소설집 '목공 소녀'가 발간되어서 관심을 가지고 읽게 되었다.



목공 소녀는 일반적인 소녀의 이미지와는 정반대의 모습이라는 점에서 충격적이었다. 총 9편의 단편이 엮여 있는데 하나같이 신체적이거나 정신적인 상처와 장애를 가지고 있다. 어둡고, 기괴하고 때론 잔인하기도 하다. 읽을수록 푹푹 가라앉는 늪 같은 내용들이라서 읽기가 힘들었다. 내가 알던 소녀의 이미지가 비뚤어지고 일그러져서 소녀라는 단어와 괴리감이 많이 들었다.



9편의 단편은 가지각색의 이야기가 있다. 그중에서 첫 번째 단편인 '초능력 소녀'의 임팩트가 가장 컸다. 단편소설집의 분위기를 가져가는데 처음의 역할을 한 것 같다.

초능력 소녀. 화(樺)와 수(秀) 쌍둥이에겐 비밀이 있다. 태어날 때는 결합쌍생아(샴쌍둥이)였지만 태어나기 전, 알 수 없는 이유로 자연히 분리된 것. 그 흔적으로 쌍둥이의 등에는 분리된 흔적이 남아 있다. 신기한 건 쌍둥이가 등의 상처를 맞대면 서로의 생각이 공유되고, 한쪽의 병이 있으면 다른 쪽으로 전염된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 쌍둥이 화(樺)와 수(秀)는 행복했을까? 알 수 없지만 단편의 결말을 충격 그 자체다. 외부로부터의 참혹한 유린을 당한 수(秀) 그리고 화(樺). 수가 죽고 화는 자신의 목숨을 대가로 수의 복수를 한다.



이처럼 외부로부터의 상처와 충격으로 변하는 모습들이, 다른 단편들에도 조각조각 흩어져 있다. 단편 '목공 소녀'도 그렇고, '파란 평행봉'도 이런 모습들이다.



그리고 인상 깊었던 7번째 단편 '내 곁에 있어줘'. 약(환각제)을 팔아 생활하는 소요라는 소녀가 나온다. 부모 없는 집에 홀로 옷수선 가게를 지키고 있는 그래서 외로운 소녀. 거리의 소년에게 마음을 주고, 쓰러진 그 소년을 데려와 보살펴주고 곁에 있어 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소년은 소요에게 손을 흔들고 떠나갈 뿐이다.

이 단편의 느낌은 약간, 아주아주 약간 이상의 날개를 떠오르게 했다.(물론 비교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날개는 수면제였고..)

청소년 통행제한 구역을 지나가는 거리의 소년. 어떤 결말을 내지 않고 이대로 이야기가 끝마쳐 진다. 아마도 소요는 외롭게 어제처럼 오늘을 살아갈 것이고 때때로 길거리에서 소년을 마주치겠고, 어쩌면 집을 나간 아버지가 다시 돌아올 수도 있겠지만 여전히 소녀 소요는 외로울 것 같다.



책을 다 읽었지만 어쨌든 이 소설은 내 취향과는 거리가 멀다. 기괴하고 음울한 것들을 전부 싫어하는 것은 아닌데, 이 책은 뭐랄까 아름답게 기괴하지가 않다. 기괴해도 아름답고, 사람 홀리면서 섬뜩한(?) 것들이 있는데. 이책은 그저 기괴할 뿐이다.

맛으로 치자면.. 엄청 맵지만 달면서 맛있게 매운 것이 있고

그냥 고통스럽고 화가 나기만 하게 매운 맛이 있는데... 비유가 좀 이상하지만 나한테 이 단편집은 후자다.



두 번 읽진 않을 것 같지만 그래도 프린세스 바리의 박정윤 작가의 단편집을 읽어 본 것에 의의를 두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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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설지만 익숙한
심윤서 지음 / 가하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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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심윤서 작가님 신작 기대됩니당..
메리 고 라운드의 독특한 구성.. 신기하고 즐겁고 두근거리게 봤는데
은홍이 친구 갑이가 여주인 연작 시리즈
어떤내용일지 넘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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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쌤의 진짜 영문법 1 진짜 영문법 1
이혜영 지음 / DSL(뜨인돌)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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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좀 잘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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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 MAI SMOOTHIE - 101가지 스무디와 함께하는 일상의 작은 행복
기타무라 마이 지음, 이소영 옮김 / 윌스타일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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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칠 때, 일상에는 약간의 변화가 필요하다. 새로운 무언가를 해보는 것.. 이 책처럼 알록달록 사랑스러운 스무디를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은 것 같다. 보기만 해도 맛이 느껴지는 예쁜 스무디. 사진으로만 봤을 뿐인데도 그 상큼 달달함에 전염되어 기분이 좋아진다.

    

 

101가지나 되는 다양한 스무디들을 정말 쉽고 간단하게 알려 준 점이 마음에 든다. 딸기, 바나나, 사과, 키위 등 쉽게 접할 수 있는 과일들을 위주로, 각 과일의 조합에 따라 다른 맛과 색을 낸다.

    

 

이 책을 읽고 스무디를 만들어봤다. 얼려 놓았던 딸기로 스무디를 만들었는데, 만드는 방법은 정말 어렵지 않았다. 재료를 얼려서 믹서에 갈면 끝! 다만 정말 어려운게 토핑하는 게 어렵다. 토핑에는 무언가 예술적 감각이 있어야만 예쁘게 되는 것 같다. 나같은 사람에겐 정말 이렇게 까지 해야 할까.. 그냥 먹으면 끝인데?! 맛은 똑같은데?! 싶은 생각도 들고.

    

 

보기에 좋은 것이 더 맛있는 것 같은 심리적 착각도 있기 때문에 토핑을 하면 누군가에게 만들어 줄 때, 좋아할 것 같긴 하다.

    

 

그리고 신기했던 게 스무디라고 하면 시원한 얼음 스무디를 생각하는데, 핫스무디라는 게 있어서 신기했다. 핫스무디는 뭐랄까 스무디같진 않은데.. 겨울이 되면 차가운 스무디보단 따뜻한 스무디를 먹고싶을 것 같긴 하다.

    

 

책을 쭉 읽으면서 저자가 스무디에 대한 열정과 애정이 상당하구나 하는 걸 느꼈다. 쉽게 만들려면 한 없이 쉽게 만들 수 있는 스무디인데, 토핑을 할 때 예술혼을 끌어모아 어떻게 하면 더 예쁘게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수도 없이 했을 것 같다. 저자가 인스타그램에 일기 쓰듯 스무디 하나씩 올렸다는데, 조금씩 모아 책으로 엮은 것도 대단하다. 단순히 일상적인 것으로 끝내지 않고 전문적인 경지까지 올라 선 느낌이다.

 

 

스무디를 만들어보라고 쓰여진 책인데, 직접 만들어서 스무디를 나눠 먹으면 가장 좋을 것이다. 그러나 여의치 않아 스무디를 못 만들어 먹을 때에도 책을 보면, 각각의 예쁜 스무디 때문에 기분이 좋아진다. 이책의 부제에 일상의 작은 행복이라는 문장이 달려있는데 공감한다. 크진 않지만, 단순히 스무디라는 것 하나로도 일상의 소소한 행복이 된다. 때때로 과일 사다가 얼려서 스무디를 만들어 가족들과 먹는다면 작은 행복을 누릴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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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금 이럴 때가 아닌데 - 자립과 의존의 심리학
가토 다이조 지음, 이정환 옮김, 이재삼 그림 / 나무생각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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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때가 아닌데.. 내가 자주 하는 말이다. 그래서 이 책에 관심이 갔다. 부제에 자립과 의존이라는 대비되는 두 단어도 항상 생각하곤 하는 말이었으니깐. 인간은 사람 인 자에서도 나타나듯이 서로 기대어, 의존하고 산다. 하지만 어느 한쪽이 지나치게 기대어버리면 둘 다 주저 앉고 말 것이다. 때문에 의존하면서도 동시에 자립해야 한다.

    

 

그 기반이 되는 자존감. 이 책에서는 에리히 프롬의 저서를 인용해 마음의 지주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마음의 지주가 바로 선 사람이야말로 자신의 의지대로, 나로서 살 수 있다고. 마음의 지주는 어머니, 신앙, 취미 등 과 같은 것들이다. 마음의 지주가 없으면 남들의 시선에 눈치를 보고, 타인의 요구에 자신을 맞추어 버린다. 자신의 본연의 색깔이 없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이 책에는 굉장한 모순이 있다. 진정한 어머니다운 존재에게 어린시절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는데서 마음의 지주가 될 기반이 마련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어머니조차 인간이기 때문에 완벽하지 않다고 한다. 아이에게 애착의 충족이 되게 하는 어머니 역시 극히 드물다. 그렇다면 의문이 생긴다. 정말 완벽한 애착의 충족이 가능하게 하는 어머니가 존재하는가? 만약 어린시절 사랑이 부족해서 마음의 지주가 될 기반이 구축되지 않았다면? 따라서 마음의 지주가 바로 서지 못한 것은 어머니 때문일까?

 

 

어머니다운 어머니에게 사랑을 충분히 받지 못했기에 남성은 자신만을 무조건적으로사랑해 줄 여자를 택한다고 한다. (독자를 전적으로 남성이라고 가정하고 있는 느낌을 받음.) 하지만 그 여자 역시 인간이기에 완벽하지 못하기에 마음의 지주를 외부에서 찾는 것은 실패로 끝난다. 비슷하게 마음의 지주를 돈이나 권력에서 찾는 사람들은 끊임없는 허기에 시달린다.

    

 

결국 자신 내부에 마음의 지주를 세워야 한다는데, 책에 그 구체적인 설명이 부족하다. 두루뭉술하게 이야기하는 정설을 반복하는 느낌. 비슷한 문장의 반복이 많아서 강조는 되겠지만 동어반복의 느낌도 있다. 그리고 책 내부의 삽화도 아무 의미없는 삽화의 나열이라 없는 것이 나을 듯하다.

    

 

현실의 어머니만이 어머니가 아니다. 괴로울 때 바이올린을 켜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는 바이올린이 어머니다.(241p)

    

 

마음의 지주가 없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만 너무 많은 것 같아서 아쉬웠다. 마음의 지주가 없는 사람들은 미움 받을 것이 두려워 자신의 말을 하지 못하고 참고 산다든가. 독립형 인간이 되지 못한다던가.

    

 

좀 더 본질적인 이야기를 했으면 좋았을텐데. 책의 방향성이 기대와는 좀 다른 것 같다. 그래도 마음의 지주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책이었다는 의미가 있다. 마음의 지주는 결국 자존감이다. 자존감의 다른 이름. 내면의 견고한 성. 외부에 어떠한 타격이 들어와도 자체 수복이 가능한 것. 저자는 시간을 들여서라도 마음의 지주를 찾으라고 하는데.. 나도 확고한 마음의 지주를 찾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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