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네가 있어 마음속 꽃밭이다 - 풀꽃 시인 나태주 등단 50주년 기념 산문
나태주 지음 / 열림원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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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태주 시인의 부성애 가득한 딸에 대한 사랑을 담은 시집 <가장 예쁜 생각을 너에게 주고 싶다>를 읽고서 세심하고도 참 따뜻한 사람이란 것을 알았다

산문집은 읽기 쉬운 문장들로 작가의 일상을 담은 책 같다 나태주 작가의 산문 선집이다

 

 

그의 글은 때로는 작가로써의 일상을 때로는 선생님의 모습을 담은 일상을 때로는 한 인간으로써 병과 싸워나가는 모습을 때로는 부모로써의 모습을 때로는 아버지께는 작아져만 가는 자식으로의 모습을 보여준다 우리는 모두 삶에서 한 가지 역할을 맡은 게 아니다 여러 역할이 있지만 그는 변하지 않는다 따뜻한 인간적인 사람으로 작은 풀꽃조차도 소중히 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 말이다

그렇지만 그에게도 자식에게 미안한 게 많아 후회하는 아버지의 모습도 있다 그만이 그렇겠는가 싶다 모든 아버지의 마음이 그렇지 않은가 싶다

 

 

작가는 병원에서 생사를 오가는 병을 앓아 큰 수술을 하며 일상의 작은 것이 소중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진다 거기에서도 작가는 하나의 소중한 마음을 일깨워준다 병원에 있는 작은 꽃들도 소중히 하는 마음 꺼져가는 생명을 붙잡고 있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작은 생명을 귀히 여기는 마음이다

 

 

산문집은 마치 가까운 옆 사람에게 조곤조곤 작가의 지나온 삶의 이야기를 듣는 것 같다 삶의 지혜와 조언. 과거의 후회하는 일과 잘한 일 등을 읽어나가며 그가 참 부럽다고 생각했다 그가 후회하는 일 조차 부럽다

누구나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해 치열하게 살아왔을 것이다 작가 역시도 그랬겠으나 책속에 그는 고요한 동화 속 시인 같다

 

 

날개돋이 하는 매미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도우려하다 잘못한 일, 아이들이 쓰다버린 몽당연필을 주워 사용한 일, 운동장에 핀 민들레꽃 길가에 핀 풀꽃에도 마음 주는 작가의 마음은 어지러이 돌아가는 세상살이를 잠시나마 잊게 해 준다

 

흔히 우리는 특별한 것, 커다란 것, 새로운 것에만 의미를 두면서 살기 쉽다 그래서 익숙한 것, 조그만 것, 낡은 것에는 아예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 일상생활 속에서의 새로움과 신기함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반짝임을 회복해야 한다 ~ 매일 매순간 맞닥뜨리는 일들 중에 얼마나 다행스러운 것들이 많은가, 소중하고 고마운 것들이 많은가 그걸 찾아내야만 한다

-오늘도 네가 있어 마음속 꽃밭이다_내일을 기대한다 p104~p106

 

해마다 봄은 커다란 몸짓으로 오지 않는다 아주 조그맣게 비밀스럽게 돌 지난 아기의 아장걸음으로 까치발을 딛고 살금살금 다가온다 해마다 봄은 미세한 소리로 온다 들릴 듯 말 듯 속삭임으로 온다 봄이 처마 끝에서 나뭇가지에서 서성이고 있지만 그것을 눈치로 알아보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오늘도 네가 있어 마음속 꽃밭이다_봄이 되면 p155

 

 

해마다 봄은 커다란 몸짓으로 오지 않는다 아주 조그맣게 비밀스럽게 돌 지난 아기의 아장걸음으로 까치발을 딛고 살금살금 다가온다 해마다 봄은 미세한 소리로 온다 들릴 듯 말 듯 속삭임으로 온다 봄이 처마 끝에서 나뭇가지에서 서성이고 있지만 그것을 눈치로 알아보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 P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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