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별 여행자

지구별 여행자
류시화 지음, 크리스토퍼 코어 그림 / 연금술사 / 2019년 6월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여행을 한다는 건 정말 설레고도 즐거운 일이다 내가 살던 곳에서 잠시 떠나 새로운 곳에서 일상을 시작해본다는 건 재충전의 시간일 될 수도 있고 오락과 휴식의 시간이 될 수도 있다

류시화 시인은 위의 시간과 또 다른 여행을 한 것 같다 관광지를 유럽도 아닌 휴양지로 손꼽히는 동남아도 아닌 인도로 15년 동안 매해 간 것은 이유가 무엇일까

기차표를 내지 않고 신은 어디에든 있다고 말하며 기차 검표원과 설전을 벌이던 수도승, 기차역에서 바쁜여행자에게 망고주스하나 파는데도 천천히 행동하며 훈계를 아끼지 않는 노인, 결혼식에 가는 도중 만난 강도가 여행자에게 강도를 조심하라고 충고하는 강도, 뭣하나 계획대로 되는게 하나도 없는 인도에서 인생이 그렇다는 원숭이와 골프공에 관한 일화를 알려주는 미스터 굽타, 시인이 영혼의 여인숙이라고 하는 올드 시타람의 여인숙의 주인 등 인도에서 시인이 만난 사람들은 불평 불만하는 그에게 훈계와 명언을 하며 깨달음을 준다 물론 나처럼 한편으론 입만 살아 있는 인도사람들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시인의 책에 나온 인도인들은 모두가 미워할 수 없는 수도승 같다

이렇듯 시인은 배움과 깨달음을 얻기 위해 안전하고 깨끗하고 편한 곳이 아닌 인도로 여행을 떠난 것이다

류시화 시인을 시보다는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에세이집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쾌락독서를 읽다가 문유석 작가님의 글을 읽고 키득거리며 웃었다 류시화 시인의 책을 보고 인도 여행을 훌쩍 떠났다가 길가에 동물들의 엄청난 흔적들.. 변이며 지저분한 도로 걸인들 수행한다는 승려며 관광객들 바가지 씌우기에 바쁜 호객행위를 하는 장사치들 밖에 못 봤다는 사기당한 기분이었을 작가님을 생각하니 웃기기도 하고 현실인도를 생각하며 씁쓸하기도 했다

삶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자신의 계획대로 다 조종 할 수는 없다는 것을 매번의 코스마다 긴꼬리 원숭이가 튀어나와 골프공을 엉뚱한 곳에 떨어뜨려 놓는 것이 삶이라는 것을 미소를 지어며 미스터 굽타가말했다
당신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조언은 이것이오 좌절하지 말고 즐거운 마음으로 원숭이가 골프공을 떨어뜨린 바로 그 자리에서부터 여행을 계속하라는 것이오 - P39

이런 시간에 걸어 다니는 건 자살행위나 다름없소 앞으로는 조심하시오 이 지역의 인도인들은 모두 날강도나 다를 바 없으니 절대 믿지 마시오
강도가 다른 날강도들을 조심하라고 진심 어린 충고를 하고 있었다 - P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