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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전산 이야기 - 50만 부 돌파 리커버
김성호 지음 / 쌤앤파커스 / 2023년 3월
평점 :
“회사 다니기 싫으면 그만둬라! 불황이니 뭐니 지껄일 그 시간에 일을 해라. 주말도 반납하고 일하고자 하는 열의만 있으면, 어떤 회사도 살아날 수 있다. 우리는 남들이 어렵다 할 때 오히려 성장하고 있다. 그만큼 직원들도 더 많이 가져간다. 앓는 소리로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
지금 같은 시대에는 통하지 않을 무모한 소리인데 10년 장기 불황에도 10배의 성장을 이룬 기업인 일본전산의 사장 나가모리 시게노부의 말이다. 어려울 때일수록 사람이 움직여야 하며 여유가 있을 때는 여유 자금을 융통시켜 살아갈 수도 있고, 기회도 많으니 적당히 하면서도 살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불황에는 그럴 여유가 없으며 사람 놓고 돈 먹기여서 인재는 어려울 때 더욱 힘을 발휘하고, 누가 우리 사람인지도 어려울 때 비로소 알게 된다는 생각하에 불황 속에 사람을 움직여 회사를 살려낸 사람이다.
일본전산의 독보적인 경영 노하우가 주목받는 이유는 삼류라고 불리는 평범하다 못해 뒤떨어지는 인재들과 단기간 내에 엄청난 규모와 기술력의 회사를 만들어 냈으며 성장보다 빠른 속도로 진화한다는 기업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저자는 수년 전부터 일본전산을 연구하고 분석하여 한 권의 책으로 소개하고 있다. 흔들리는 우리에게 무언가 지평을 열 힌트를 줄 수 있다 확신하며 의욕적인 행보를 이 책에 스케치했다.
일본전산은 기존의 방식으론 인재를 뽑지 않는다. 머리가 기발하게 좋진 않아도 일 처리를 똑 부러지게 하는 사람으로, 밥 먹는 게 빠르고, 용변 보는 게 빠르고, 씻는 게 빠른 사람에 나가모리 사장은 무릎을 치며 상상을 초월한 입사 시험을 치르게 된다. 긍정적 태도를 점검하는 밥 빨리 먹기 시험, 프로세스를 엿보는 화장실 청소 시험, 투자를 테스트하는 오래달리기 시험이라는 괴짜 테스트로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정신 상태만 보는 일본전산 방식의 채용 시험이었다.
입사하고 나서도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게 된다. 실력이 없으면 깡으로 해야 하고 강한 놈이 아니라, 빠른 놈이 이기기에 고객을 얻는 건 서비스가 아니라 약속을 지키는 실행을 중요시했다. 일을 서로 지기 싫어 미치도록 몰두하는 게임으로 여기며 고생에는 이자가 붙는다는 확신으로 고객 창출에 힘쓴다. 그 결과, 10년 동안 매출 10배, 영업 이익 24배라는 기적적인 성장을 일궈낼 수 있었다.
아끼는 직원일수록 호되게 나무라고 실패한 사람에게 점수를 더 주는 가점 주의에서 답을 찾기도 한다.
“회사가 어려울 때, 내세울 게 없을 때 따오는 게 진짜 영업이다.”
남들이 못하겠다고 손든 일을 하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 그것이 바로 부전승이다. 어려울 때일수록 끝까지 놓지 않는 끈기가 승리를 가져다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누군가는 쉽게 포기할 줄 알아야 시간도 절약하고 다른 도전을 할 수 있는 발판이 되기도 한다지만, 때로는 뚝심도 부려봐야 뭔가 해봤다는 느낌도 맛볼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