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호호 기획법 - 유쾌한 혁명으로 세상을 바꾸는 기획자의 인사이트
오구니 시로 지음, 김윤경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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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호호 기획법은 기획이란 건 전달되어야 의미가 있고 봐주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기 때문에 아무리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도 시청자가 없으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다름없어, 누구나 무심코 동참하고 싶어지는 기획, 일단 접하고 나면 결코 웃을 수 없는 사회문제를 보는 시각이 확 바뀌어 조금은 자기의 일처럼 느껴지게 하는 유쾌한 혁명가 오구니 시로의 책이다.

이 책이 말하는 이상적인 기획은 심각하게 말고 가볍고 유쾌하게 접근하고, 초심자가 느끼는 것에 관심을 두고 아마추어임을 강점으로 활용한다. 이 기획이 왜 지금 필요한지 생각하면서 시대를 초월한 질문 찾는 것이다.

치매 어르신들이 홀 서빙을 하는 <주문을 틀리는 요리점>은 신선하게 다가왔다. 대놓고 불친절한 가게라고 하는 상점이나 욕쟁이 할머니가 운영하는 식당처럼 거부감이 생기다가도 호기심을 자극하는 발상이 유쾌(?)하다. 저자는 심각하게 말고 가볍고 유쾌한 접근을 위해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주제를 찾는 게 아니라 존재하고 있는 문제를 유쾌하게 변형시키는 마법사같다. 실수를 수용하고 오히려 함께 즐기자는 콘셉트로 모두가 실수를 웃으며 받아주는 훈훈한 분위기를 만들고 싶은 그의 마음이 선하게 다가와 덩달아 미소까지 지어진다. 아무리 주위 사람들이 진지하지 못하다고 지적해도 ‘하지만 정말 멋지고 이상적인 풍경을 보았는걸요’ 또는 ‘그 풍경에 마음이 움직였는데요’라고 대답할 수 있을 만큼 진실한 마음으로 기획을 밀고 나가고 있는 오구니 시로이다.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이 확실한 사람이라 긍정적인 분위기가 제목에서부터 풍긴다.

자신이 정말로 보고 싶은 세계를 진심을 다해 만들고자 할 때 상식에서 해방되고 그런 태도로 완성된 기획들이 세상의 풍경을 조금씩, 때로는 급진적으로 바꾼다고 전하는 오구니 시로의 기획법은 유쾌한 혁명을 응원하는 진심을 전하기 때문에 하하호호 웃음이 끊이지 않나 보다. 자칫 무례하거나 실없이 보일 수도 있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기획, 표현, 실현, 전달, 태도의 다섯 가지 요소를 탄탄하게 갖춘다면 웃을 수 있는 혁명은 어렵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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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가 김종영의 글과 그림 - 불각(不刻)의 아름다움
김종영 지음 / 시공아트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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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란 말은 내겐 없다. 자연의 물체가 자연스럽게 있듯이 나의 조형 세계는 그렇게 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자연 앞에서 겸손해지고 자연의 아름다움에 감탄하며 여유를 맛본다. 바쁜 현대인들에게 김종영 선생은 겸손과 여유를 찾을 통로를 마련하는 일에 힘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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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가 김종영의 글과 그림 - 불각(不刻)의 아름다움
김종영 지음 / 시공아트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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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실린 우성 김종영 선생의 글들은, 일부 집필 연도가 밝혀진 것을 포함하여 1930년대 말 동경 유학 시절부터 1970년대 사이에 쓰인 것으로 김종영 선생이 작업실에서 작품에 몰두하는 장면과 함께 책의 첫 장에 안내되어 있다. 1983년에 처음 출판된 것을 2005년에 보완해서 새롭게 만들었고, 현재 세 번째로 나머지 글들을 찾아 색다른 감각으로 펴냈다고 한다. 

초월, 창조, 사랑, 통찰, 불각 등 한발 비켜서서 전체를 관조하며 인생을 한정된 시간에 무한의 가치를 사는 학문과 예술을 하나로 승화시켜 원대한 사상을 읽을 수 있을 것이라며 조각가 최종태는 말했다. 예술작품 특히 그림보다 조각 작품에 대한 해석이 참 어렵다. 그림은 색으로 많은 말을 하고 선의 겹과 모양으로도 다양한 편의를 느낄 수 있는데 조각은 그림과 같이 색과 선을 사용하지만, 굴곡이라는 입체감이 더해져 작가 정신에 더 눈길이 간다. 이 책에서는 펜이나 먹으로 드로잉 한 작품이나 유채, 수채 등 대부분 종이 작품이 실려있다.

인체와 자연, 여성과 장식, 면과 선, 부분과 전체 등 분명 종이에 그린 드로잉 작품인데 마치 입체적인 조각 작품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특히 공간과 시간이 갖는 인간의 모든 정서와 대자연의 질서를 다 지니고 있는 인체를 가지고 우리의 마음을 만족시키는 어떤 질서를 발견했을 때 공감을 느끼며 자연이 갖고 있는 통일, 조화, 질서를 김종영 선생의 작품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아름다운 것이란 무엇인지 나는 잘 모른다. 미를 알려고 하거나 그것을 추구하는 것은 지극히 허황한 일이다. 절대적인 미를 나는 아직 본 일도 없고 그런 것이 있다고 믿지도 않는다. 다만 정직하고 순수하게 삶을 기록할 따름이다. 그것이 희망이고 기쁨이기를 바란다.”

김종영 선생은 아름다움을 염두에 두고 작품 활동을 하지 않았다. 정직하고 순수한, 있는 그대로의 시각적 요소를 받아들이면서 미를 쫓지 않는 활동으로 그 이상의 작품을 완성 해왔다. 예술가는 말이 없고 예술작품 스스로가 제 몸짓으로 무궁무진한 말을 한다는 김종영 선생의 말을 생각하면 작품이 인정받기까지 작품을 느끼고 해석하는 관중의 역할이 중요하게 여겨진다. 그래서 예술작품의 말을 잘 알아들을 줄 아는 사람이 되는 길을 김종영 선생이 남긴 이 책을 통해 조금은 알 수 있었다. 또한 진정한 관중은 자기 자신이기에 결국 작품은 자신을 위해서 제작한다는 말도 남겼다.

“창조란 말은 내겐 없다. 자연의 물체가 자연스럽게 있듯이 나의 조형 세계는 그렇게 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자연 앞에서 겸손해지고 자연의 아름다움에 감탄하며 여유를 맛본다. 바쁜 현대인들에게 김종영 선생은 겸손과 여유를 찾을 통로를 마련하는 일에 힘쓴 것 같다.

출판서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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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들
진하리 지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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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닢 주고 집 사고 천 냥 주고 이웃 산다는 말이 있다. 집을 정할 때는 집 자체보다도 주위의 이웃을 더 신중히 가려서 정해야 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왜곡, 시기, 질투, 갈등을 보기 좋게 포장하느라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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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들
진하리 지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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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에서 60년 이상을 한동네 이웃으로 지낸 두 할머니의 이야기를 본 적이 있다. 두 분은 남편을 먼저 보내고 홀로 각자의 집에서 지내지만, 함께 드라마를 보다가 잠이 오면 그 자리에 드러누워도 깨우지 않는다. 아침에 일어나 밥 먹고 저녁까지 놀다가 드라마보다 또 잠든다. 촬영하던 PD에게 갈 때 불 끄고 가라는 말까지 하면서 자연스럽게 두 할머니는 함께 한다.

오늘날의 이웃들은 어떤가? 연락 없이 불쑥 찾아가면 실례고, 음식을 나누면 부담이 되고, 굳이 이웃을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이웃을 마주치는 것이 불편해졌다. 남에게 폐 끼치지 않고 조용히 사는 근처에 사는 사람으로 지내는 게 더 편하다. ‘이웃들’은 60년 이상을 함께 해온 할머니 이웃처럼 격의 없이 지내는 모습은 볼 수 없지만, 남에게 폐 끼치지 않고 좋은 이웃으로 보이고 싶은 거품을 만들어 내는 소설집이다. 차라리 비눗방울처럼 터져버리면 속이라도 후련할 텐데 열심히 거품을 만드느라 보글보글하다가도 때로는 부글부글 속을 드러내기도 한다. 

“이학년 성민은 바지에 똥을 싼 게 부끄러워 화장실에 숨었다가 늦은 밤 발견되었다. 경찰이 동네 안팎을 수색하는 동안 단톡방으로 촘촘히 연결된 이웃들은 성민의 신상과 사진을 공유했다. 그러다 누군가의 한마디 때문에 실종은 가출로 왜곡되었다가 성민을 찾은 뒤엔 한 가지 사실만이 또렷이 남았다. 성민 엄마가 계모라는.”

“희주의 농담에 테미가 웃음을 터트렸고 와인리스트를 넘기던 수연이 따라 웃었다. 그녀들은 유쾌했고 자연스러웠으며 편안해 보였다. 한나가 보기에 그녀들은 평온해 보였다. 자신을 제외한 모두가 그런 것 같았다. 그 이면을 모르는 건 아니었다.”

세 닢 주고 집 사고 천 냥 주고 이웃 산다는 말이 있다. 집을 정할 때는 집 자체보다도 주위의 이웃을 더 신중히 가려서 정해야 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왜곡, 시기, 질투, 갈등을 보기 좋게 포장하느라 참 답답하게 사는 ‘이웃들’이다. 이웃을 고르는 일에 속내를 볼 수 없으니, 집값은 천 냥으로 치솟고 세 닢짜리 이웃들만 남은 현실로 정 없이 사는 생활에 익숙한 사람들의 모임 같은 소설집이다.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생각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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