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뼛속까지 자유롭고 치맛속까지 정치적인 - 프랑스 남자와 결혼하지 않고 살아가기
목수정 글, 희완 트호뫼흐 사진 / 레디앙 / 2008년 8월
평점 :
나는 지금 행복한가. 내 사고는 자유로운가. 나는 좌파인가. 나는 나인가.
한 권의 책이 끈임없이 내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게 한다.
'반칙하라, 즐겁다. 자유, 사랑보다 뜨거운'이라고 외치며 삶속에서 실천하며 살아온, 그리고 살아가는 한 여자 목수정. 나는 그녀를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프랑스 남자와 당당히 결혼하지 않고 살아가고, 어떤 일이든 즐겁고 자신있게 해내는 그녀의 발칙한 용기가 부럽다.
그녀의 책을 읽다보면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지고, 불끈 두 주먹이 쥐어지고, 벌떡 일어나 달려가 목소리를 높여야 할 곳이 너무나 많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할 말이 많아진다. 우리 사회의 관습이나 폭력, 자본중심의 가치관, 아이들을 속박하는 소모의 국가에 대해 슬픔이 몰아친다. 그녀는 뱃속의 아기 칼리에게 말한다.
"그 어떤 고정관념에도 현혹되지 말고 자유롭게, 완전히 너 자신만의 가치와 의지로 선택한 너의 인생을 누리렴."
뱃속에서 부터 엄마의 이런 메세지를 듣고 자란 칼리는 어떤 어른이 될까.
언제나 떨리는 호기심과 새로움에 대한 흥분으로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삶은 설레이게 될까.
그녀는 영화배우도 되고 싶고, 의상 디자이너도 되고 싶고, 생태의학도 공부하고 싶고, 정신분석을 연구해 보고도 싶다고 한다. 장래희망의 리스트가 넉넉한 사람에게 나이란 말그대로 숫자일 뿐이다.
아, 낼 모래면 마흔 넷이 되는 나의 장래희망은 무엇인가? 죽기전에 꼭 해보고 싶은 것 말고, 내 일상을 변화시킬 그 무언가가 절실하다. 국경을 벗어나볼까 하는 충동이 온 몸을 짜릿하게 타고 오른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채로, 잠자고 있는 내 의식들을 하나씩 깨워보는 일. 그게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