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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뇌를 키우는 그리스로마 신화 1 - 하늘의 왕이 된 제우스
김경윤 글, 이경택 그림, 고규녀 영작 / 청어람미디어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나는 영어 알러지가 있다. 4학년짜리 딸이 느닷없이 영어질문을 해오면 식은 땀이 주르륵 흐른다. 엄마는 그것도 몰라? 하기 전에 잽싸게 영어사전을 뒤져 알려준다. 그리고 한번씩 아주 굳게 다짐해본다. 영어 공부를 다시 시작해보자! 하지만 그게 마음만 먹는다고 되는 일인가.
그러다 <영어뇌를 키우는 그리스로마신화>라는 길고 이상한 제목의 책을 만났다. 영어뇌 어쩌구 하는 희한한 제목을 보면서, 나처럼 굳을 만큼 굳어진 내 뇌도 물렁해질 수 있으려나 하며 대충대충 책을 뒤적였다.
그런데, 재미있었다. 처음엔 이야기만 읽었다. 문체가 부드럽고 쉬운 말로 끌고가는 신화이야기는 이야기자체만으로도 흥미로웠다. 만화로 이미 그리스로마신화를 보았던 우리 딸도 소리내어 읽어주니 솔깃해하며 책을 빼앗아 읽었다.
다시 읽을 때는 영어단어의 탄생배경을 눈여겨 보았다. '슈퍼맨superman에서 슈퍼super-는 라틴어 슈퍼super-에서 나온 말이고, 슈퍼-가 붙어있으면 보통을 뛰어넘는다는 뜻을 담고 있다. 슈퍼스타superstar는 그래서 보통 별star보다 큰 별이라는 뜻이다.' 등의 상세한 설명이 저절로 뇌를 물렁하게 만들어줬다.
가장 재미있던 코너는 '영어이야기'였다. 숫자를 그리스어와 라틴어로 읽어보니 우리가 사용하는 많은 단어들이 어디에서 출발했는지 알게 되었다. 하나를 뜻하는 그리스어 모노mono는 모노드라마, 모노레일, 모노사이클, 모노톤 등의 단어를 만들어냈다. 숫자 1을 라틴어로는 유니uni라고 하는데, 여기에서 유니폼 (한 가지 옷으로 통일해서 입는 옷), 유니콘 (뿔이 하나 달린 상상 속의 말)등의 단어가 생겨난 것이다.
이야기를 재미있게 따라가다 오백여 개의 단어를 알게 되는 것은 보너스처럼 반갑다. 순간순간 아하, 여기에서 이런 단어가 생겨났구나 고개를 끄덕이다보면 책이 끝난다. 하지만, 실망하지 마시라. 책은 2권, 3권으로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