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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토끼
고정순 지음 / 킨더랜드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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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토끼가 모두의 토끼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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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신
오승민 지음 / 만만한책방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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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책을 만드는 사람이다.
책은 만든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만들 수만은 없는 이상한 물성을 지녔다. 인간이 만들어낼 수밖에 없는 아날로그적 방식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종종 책에 관해 사람들은 과한 기대와 박한 평가를 동시에 내놓는다. 책이 세상을 바꿀 것이라는 기대와 다른 매체에 비해 즐기기 쉽지 않다는 평가 말이다.

오승민 작가의 신작 <붉은 신>은 한편의 영상을 보는 듯하다. 화면에서 끊임없이 달리는 푸른 쥐 ‘꼬리 끝’의 여정은 흡사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피하지 않고 운명을 마주하는’ 주인공처럼 선하고 눈부시다.
꼬리 끝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가 누구인지 직면하게 된다. 우리 인간이 다른 생명에게 가한 가혹한 행위와 딜레마를 마주하고 끝내 탄식하게 된다.


이 책을 되도록 천천히 읽기를 권한다.
아무리 천천히 읽어도 이야기 중심에 다다를 무렵 작가의 필력처럼 광풍으로 몰아칠 슬픔을 대비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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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먹어요
우치다 미치코 지음, 모로에 가즈미 그림, 김숙 옮김, 사토 고시 감수 / 만만한책방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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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이 좋은 책일까, 고민한 적이 있다.

오늘 그 답을 찾았다. 이 책이 복간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귀한 책이 사라질 뻔했다는 사실에 놀라는 동시에 안도했다. 

<생명을 먹어요>는 소를 도축하는 사카모토 씨의 고민에서 시작된다. 다른 생명을 죽이는 일이 쉽지 않은 일이라는 사실을 깊게 생각하지 않았던 나에게 사카모토의 직업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육식에 관한 책은 적지 않게 접했기 때문에 다른 생명을 먹는 행위를 돌아본 적은 있지만, 도축에 관한 고민은 해 본적이 없다. 사카모토 씨의 아들처럼 ‘중요한 일’이라는 사실을 잊고 지냈다. 

만화책 <리틀 포레스트>에서 오리를 도축하는 장면이 떠오른다. 먹는 존재를 이야기하는 책을 읽을 때마다 내가 인간임을 깨닫는다. 다른 생명을 먹는 행위에 담긴 마음도 다시 돌아본다.

   

좋은 책의 필요충분조건을 두루 갖춘 책을 만났다.
기쁘다. 

오늘도 잘 먹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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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트맛 사탕 사탕의 맛
김소희 지음 / 길벗어린이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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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트맛 사탕>을 속 주인공들은 모두 답답한 현실 속에서 편하게 숨 쉬고 싶어서 한다.

외로웠던 십 대 시절을 돌아보았다. 이 만화 속에는 돌아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내 손을 잡아준 친구들이 있었고 그들이 보내준 작은 위안을 벗 삼아 그 시절을 무사히 건너올 수 있었다. 





길벗어린이 사탕의 맛 시리즈 네 번째 이야기 <민트맛 사탕>

주머니 속 사탕을 하나씩 꺼내어 맛보는 기분이 들어서 좋았다. 그리고 게임과 현실을 오가는 구성도 신선했고 무엇보다 블랙캣의 존재가 주는 안도 위안이 있어 좋았다. 나는 어떤 아이에서 어떤 어른으로 살아갈지 생각하게 한다. 내일을 생각하게 만드는 힘이 있어 단단한 느낌이 든다. 전작에서 이미 이야기가 지닌 힘을 보여준 김소희 작가는 이번 작품을 통해 만화 특유의 화법으로 외로운 존재들의 어깨를 토닥여준다.

산소맛 사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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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스트 - 끝나지 않은 팔레스타인 이야기 만만한 만화방 3
원혜진 지음 / 만만한책방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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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중동지역에서 일어난 비극에 관한 책을 읽을 때마다 점점 더 깊은 미궁에 빠지곤 했다. 역사적 배경지식이 부족한 탓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전쟁이란 어리석은 참상을 받아들이기 힘들기 때문이다.


만화 <필리스트>는 원혜진 작가의 두 번째 팔레스타인 이야기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복잡한 전쟁의 역사와 분쟁의 비극이 공존하는, 접근하기 힘든 이야기를 계속 이어간다는 점에서 숙연해진다.


주인공 리나는 할아버지가 말씀하신 기적을 기다린다. 작은 새 필리스트가 돌아오면 평화가 오리라고. 아무리 기다려도 작은 새도 평화도 아빠도 오지 않는다.


하지만 작가가 팔레스타인 청년 마리암에게 했던 약속을 알게 된 순간 나는 느낄 수 있었다. 어리석고 잔혹한 선택이 전쟁의 시작이 되었다면, 잊지 않겠다는 약속은 필리스트가 된다. 기억하고 행동하는 사람들이 평화 그 자체가 된다. 전설은 박제된 이야기가 아니라 기적에 가까운 현실이 된다. 아이 같은 파티마의 눈망울과 리나를 돌아보던 나탄의 눈빛을 본 우리는 질문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전쟁은 무엇이고 인간은 무엇인지.  


그 긴 여정에 한 작가의 곡진한 노력이 있었음을 오래 기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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