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신
오승민 지음 / 만만한책방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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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책을 만드는 사람이다.
책은 만든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만들 수만은 없는 이상한 물성을 지녔다. 인간이 만들어낼 수밖에 없는 아날로그적 방식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종종 책에 관해 사람들은 과한 기대와 박한 평가를 동시에 내놓는다. 책이 세상을 바꿀 것이라는 기대와 다른 매체에 비해 즐기기 쉽지 않다는 평가 말이다.

오승민 작가의 신작 <붉은 신>은 한편의 영상을 보는 듯하다. 화면에서 끊임없이 달리는 푸른 쥐 ‘꼬리 끝’의 여정은 흡사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피하지 않고 운명을 마주하는’ 주인공처럼 선하고 눈부시다.
꼬리 끝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가 누구인지 직면하게 된다. 우리 인간이 다른 생명에게 가한 가혹한 행위와 딜레마를 마주하고 끝내 탄식하게 된다.


이 책을 되도록 천천히 읽기를 권한다.
아무리 천천히 읽어도 이야기 중심에 다다를 무렵 작가의 필력처럼 광풍으로 몰아칠 슬픔을 대비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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