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1, 우리의 비밀 과외 오늘의 청소년 문학 47
이민항 지음 / 다른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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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남겨준 이름을 지키고 싶은 소녀 을순이 청년 동주를 만나 시를 배우는 이야기를 담은 청소년 역사소설.

윤동주 시인의 시에 실제로 등장하는 순이라는 인물을 작가는 이 소설에서 고등여학교에 다니는 소녀로 되살려냈다.

조선어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매질을 당하던 암울한 시기, 을순 아버지의 인쇄소에 시집을 맡기러 온 인연으로 동주와 을순은 비밀 과외를 시작한다. 이야기 곳곳에 눈송이처럼 내려앉아 있는 시인의 대표시들을 읽다 보면 절로 눈시울이 붉어진다. 시를 지은 배경과 마음이 절묘하게 연결되기 때문이다. 시인이 을순에게 전하는 조언들도 여러모로 인상적이다.

 

시를 쓰는 데 가장 먼저 할 일은 무언가를 주의 깊게 바라보는 것이고 그 다음은 표현하는 것이라고

 

같은 대상을 보더라도 어디에 집중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표현할 수 있어요. 조금 더 감정이 와닿는 사물을 통해서요. 보는 게 중요하긴 해도 그게 시의 전부는 아닙니다.

 

어떤 사물을 다른 사물에 빗대어 표현하면 감정을 더 극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어요.

 

정갈하고 단단한 문장 덕분에 깊이 몰입해서 읽었다. 억울하고 슬프고 답답하면서도 아름다웠고,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는 등장인물들이 궁금했다.

이름이 불린 적 없는 사환은 어떻게 되었을까? 소명이는 바라던 대로 내지인이 되었을까?

 

작가도 궁금해졌다. <너의 모든 공이 좋아>로 겨우 알게 된 이름인데, 이렇게 매력적인 소설을 쓰는 사람이라니! 작가의 모든 책을 읽고 싶어졌다.

 

청소년소설이지만 전 연령을 아우를 수 있는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말과 글이 억압당하던 일제 강점기를 소설로 읽고 싶다면, 윤동주의 시를 좋아한다면 이 소설도 의미 있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당장 우리 학교 아침 독서 시간에 함께 읽을 책으로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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