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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독, 어린왕자 ㅣ 새로운 독서를 위한 낭독 에디션 1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서혜정낭독연구소 엮음 / 낭독서재 / 2024년 12월
평점 :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
여기에 뭐 더 얹을 말이 있을까 싶지만, 이 책에는 있다. 바로 누구나 쉽게 낭독 독서를 시작할 수 있게 도와주는 낭독 에디션이라는 것.
코로나19 이후, 학생들의 학력 격차를 줄이고 독서 습관을 길러주기 위해 학교에서 낭독 독서 수업을 운영했다. 눈으로만 읽는 묵독에 비해 낭독은 확실히 책을 깊게 읽을 수 있고 기억력에도 도움이 되지만 내가 몰랐던 게 있다. 중학생들도 소리 내어 책을 읽을 때는 초등학교 1학년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처음 책을 읽을 때 그렇게 배워서일까? 일정한 리듬을 정해두고 두 어절씩, 세 어절씩 문장을 끊어서 읽는다. 조금 전까지 자기 방식으로 개성있게 말하던 아이들이 활자를 읽기 시작하면 다 같은 아이처럼 느껴진다.
선생님들도 그런 읽기 방식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도서관-교과 연계 수업을 할 때, 교과 선생님이 “여기서 낭독을 활용할 건데, 뭐 그냥 읽으면 되는 거니까…” 하셔서 “제가 그럼 낭독 수업을 할게요.”라고 제안한 적이 있다.
학교에서 낭독을 전파하면서 늘 교재가 아쉬웠다. 내가 먼저 의미 단위로 끊어 읽는 시범을 보이면 곧잘 읽는 학생도 있지만 그간의 읽기 습관을 버리지 못하는 아이가 대부분이다.
이 책은 30년 이상 성우로 활동했고, 현재 낭독을 가르치고 있는 성우들이 참여하여 문장을 끊어 읽기 단위로 배열한 파격적인 레이아웃을 보여준다. 줄 바꿈에 따라 학습된 리듬이 아닌 자연스럽고 타당한 리듬감으로 낭독할 수 있게 도와준다. 소리내어 읽기는 독서습관 향상과 문해력 증진으로도 이어질 것이다.
이어지는 시리즈도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