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과 전문의이자 신화 덕후인 저자가 의사로서의 전문지식에 신화적 상상력을 더해 색다르게 영화를 읽고 소개한다. 나는 영화를 좋아하는 편이지만 일부러 챙겨보지는 않는다. 집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영화관이 있으니 마음이 내키면 옷을 걸쳐 입고 쓱 나가면 그만이지만, 꽂힌 영화는 세 번씩 보기도 하지만 그런 일은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다. 책에 소개된 21편의 영화 중에 내가 본 건 딱 두 편, 보진 않았지만 내용을 알고 있는 것도 두 편이다. 본 영화는 <기생충>과 <올드보이>고 원작 소설 덕분에 내용을 아는 영화는 <빨강머리 앤>과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이다. 저자의 취향인 공포, 좀비, 마블 영화를 별로 즐기지 않기 때문인데 그럼에도 모든 장이 흥미진진했다. 그저 벽인 줄 알고 지나쳤던 곳에 알고 보니 문이 있고 문을 열면 또 다른 세계가 존재하는 걸 발견한 기분이랄까? 영화에서 소재로 사용한 질병과 질환에 대한 해설, 신화와의 관계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영화의 결말이 노출되기도 하지만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친절하고 매끈한 문체도 장점이다. 오랜만에 재미있게 읽은 비문학 책이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스틸 앨리스>를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유수연 #믹스커피 #원앤원북스#책추천#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