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난 언니를 생각하며 쓴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읽기 전에 예감하고 각오도 했지만 울음을 참지는 못했다.한바탕 울고나서 다시 읽으면 톱밥 향이 가득한 마당의 풍경이 고스란히 그려진다. 수런거림, 웃음소리, 분주한 발걸음, 갓 담은 김치 냄새.싸움을 엄청 잘하던 작은언니에게 생겨난 회색점. 회색점이 늘어나면서 작은언니는 점점 작아지더니 아기가 된다. 종일 잠만 자는 작고 연약한 아기.작년에 떠난 내 강아지 송이를 떠올렸다. 송이한테도 점이 생겼다. 커피얼룩 같은 점과 사마귀가 여기저기 생겨나고 등이 구부정하게 굽고 점점 쪼그라들던 송이. 눈이 보이지 않게 되더니 어느 순간 송이가 다른 세계로 건너갔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서 작은언니가 아기가 되어 잠만 자게 된 것처럼.소중한 대상을 영영 잃어버리게 되는 일은 견딜 수 없이 슬프다. 슬픔이라는 말로 도저히 설명이 되지 않을 정도로. 이 책에서는 잃는다는 게 잊는 건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작은언니를 보내는 밤이 숭고하고 아름다워서 여러 번 읽었다.죽음에 대해 상실과 슬픔에 대해 거리를 두고 생각하게 하는 동화.글과 그림이 다 너무 좋아서 언제까지고 소장하고 싶다.#윤수란 #김은진 #가나출판사#사이그림책장 #그림책 #책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