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방
최성민 지음 / 송송책방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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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생 다예는 서울에 혼자 올라와 원룸텔에서 자취하며 미대입시를 준비한다. 친구를 만들지 않고 혼자 다니는 다예에게 미술학원 원장이 노골적으로 추근댄다. 그저 견디는 나날을 보내던 어느날, 잘생긴 남자가 옆집에 이사 오고, 다예는 어쩔 수 없이 사랑에 빠진다. 남들이 수군댈 정도로 결벽증이 있는 다예는 남자의 쓰레기를 뒤져 담배꽁초를 모으며 자조한다.
“어째서 나의 로맨스는 이렇게 음침한 걸까.”
하지만 도무지 멈출 수가 없다. 끝없이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남자와 마주치고 이어지기 위해 은밀한 노력을 한다.

상황과 관계없이 사랑은 예기치 않게 찾아온다.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반하고 운명적인 사랑이라고 믿는다. 누구에게도 설명 못 할 행동을 하면서도 애써 합리화한다.

스스로는 어른이라고 생각하지만 아직 미성숙한 시절, 사랑이라고 믿는 감정에 휘둘리는 청춘의 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했다. 하긴 감정에 휘둘리는 건 나이가 들어도 맘대로 되는 일은 아니다.

다예가 현실을 견디는 공간, 언제라도 여기서 떠날 수 있다고 믿는 곳, 여기서 ‘좁은 방’이란 실은 남에게 보이기 싫은 어둡고 음침한 내 밑바닥 같은 게 아닐까 생각했다.

책을 들면 중간에 놓을 수가 없다. 끝까지 단숨에 읽게 되는 페이지 터너.
벽돌책 양장본 만화. 소장 욕구를 불러 일으키는 매력적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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