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8년 1월, 희준과 주섭은 산 꼭대기, 일명 남산스키장에서 만나게 된다. 스키라는 같은 취미에 배제중학교 5학년이라는 것 외에도 희준은 청진에서 월남했고, 주섭은 오사카에서 해방 후에 귀국한 이방인 출신이라는 점이 두 사람을 급격히 가까워지게 한다.그러나 남한 단독 선거는 한반도의 분단을 초래할 거라는 주섭과 북한 빨갱이들을 믿을 수 없다는 희준.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이념 때문에 계속 부딪친다.두 소년의 우정과 갈등을 통해 당시의 시대상을 돌아볼 수 있는 뜻깊은 소설이다. 내가 20대였을 때에도 스키는 귀족 스포츠라는 인식이 있었는데 1948년에 이미 스키를 즐기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동묘, 서촌, 서울역 등 당시 거리의 모습을 그려보는 재미도 쏠쏠하다.결국, 이념이란 본인의 경험이나 주변의 영향으로 형성될 수밖에 없지만 타의에 의해 남북이 분단되고 대립한 현실이 서글프다. 갑작스런 결말은 아쉽다. '두 장을 넘긴건가?'하고 다시 책장을 뒤적였다. 그럼에도 의미있는 소설임은 분명하다. 우정과 전쟁을 다룬 점에서 프레드 울만의 <동급생>이 떠오른다. "사회주의든 뭐든 결국 사람을 잘살게 만들려는 거잖아. 그것 때문에 서로 멱살잡이에 주먹질을 해. 그걸로도 부족하면 이제 총질을 하고 칼을 휘두르겠지. 안 그래?" p.124#정명섭 #정명섭작가#한국전쟁 #소설추천 #책추천#생각정원출판사 #생각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