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사람들 <오베라는 남자>를 쓴 프레드릭 베크만의 신작소설.새해를 이틀 앞둔 날, 별 볼 일 없는 도시의 39세 주민이 은행을 털기로 마음먹는다. 하지만 권총을 들고 들어간 곳은 현금 없이 운영되는 은행이었고, 경찰이 출동하자 놀라 도망치다가 한 아파트의 오픈하우스에 들어간다. 그렇게 해서 허술한 은행강도는 8명의 인질을 잡은 인질범이 되어 버린다. 인질들은 조금씩 모자라거나 중2병을 호되게 앓는 것처럼 보인다. 결코 한 공간에 같이 있고 싶지 않은 이들은 과연 무사히 새해를 맞을 수 있을까?이 소설에서는 스톡홀름이 자주 언급된다. 우리나라의 서울처럼 잘난 사람들이 모이는 대도시의 의미 말고도 다른 뜻이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요며칠 몸과 마음이 시달려서인지 초반에는 속도가 나질 않았는데 3분의 1을 지나면 책장을 술술 넘기게 된다. 유쾌하면서도 예리한 심리묘사 덕에 오쿠다 히데오를 떠올리기도 했다. 노인일거라 생각했던 작가가 실제로는 81년생이라는 걸 알고 깜짝 놀랐다. 작가가 그려낸 노인들에 유독 깊게 공감했던 까닭이다.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개운하다'고 소리내어 말했다. 내 자신이 맘에 들지 않지만 이런 나라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랬다.원작을 최대한 살려서 영화로 만들어도 좋을 것 같다.